민주노총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계획 수립을 위해 노정협의회를 구성하자고 부산시에 제안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이 27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부산 노정협의체’구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종진기자 kjj1761@kookje.co.kr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27일 부산상공회의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로드맵 수립을 위해 양대 노총과 부산시·노동청이 참가하는 노정협의기구를 만들자”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오는 9월까지 기관별로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도록 했다. 민주노총은 “가이드라인은 정규직 전환 논의 기본 틀로 노정협의를 제시했지만 부산시는 노사민정협의회 구성단체에서 위원을 선정해 라운드테이블을 구성할 생각이다”며 “학계·노무사·재계·시민단체는 전문가도 아니고 이해관계자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함께 표명했다. 가이드라인은 ▷상시·지속적 업무는 정규직 전환 ▷충분한 노사협의를 통한 자율적 추진 ▷고용안정·차별 개선·일자리 질 개선 단계적 추진이 골자다.

민주노총은 가이드라인 발표가 그동안 광범위하게 비정규직을 확산시켜온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봤다. 또 상시·지속 업무 정규직 고용이라는 원칙을 내세운 것은 모범적 사용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봤다.

가이드라인의 한계도 짚었다. 전환 예외 사유에 기간제 교사나 강사를 명기한 데다 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예외 사유를 더할 수 있어 갈등의 여지를 열어놨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정규직 전환 예산 규모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기관의 총인건비와 기준인건비 조정이 병행돼야 하는데, 정부의 재정지원 범위를 알지 못하면 각 공공기관이 정규직 전환 규모를 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