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한 침례병원을 정부나 부산시가 인수해 국가치매센터나 공익적 성격의 병원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단체 30여 곳으로 구성된 ‘침례병원 사태의 올바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침례병원 파산에 따른 지역의료공백 해소와 공익적 병원 설립 방안 모색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침례병원의 상업개발 대신 공익 병원으로의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빗발칠 것으로 보인다. 대안 중 하나가 국가치매센터 활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치매 국가책임제’를 공약하고 치매지원센터와 치매안심병원 설립을 발표했다.

부산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보건복지부가 검토 중인 국립치매전문 병원을 침례병원에 유치할 수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부산에서 특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귀띔했다. 국민연금공단 부산 직영병원 유치나 제3의 부산의료원 유치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보건의료노동조합 부산본부 민병훈 조직국장은 “침례병원에는 멀쩡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각종 고가의 의료장비가 남아 있는 만큼 공공병원으로 바꿔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토론회를 거쳐 병원 설립 방향이 정해지면 서명운동을 벌여 정치권과 복지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공익적 병원 설립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민간이 수익 창출을 위해 운영하다 파산한 병원을 정부나 자치단체가 막대한 세금으로 인수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시 최병무 보건위생과장은 “당장 많은 예산을 투입할 여력이 안 된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부산의 공공병원은 부산의료원(연제구)과 부산대병원(서구) 동남권원자력의학원(기장군)이다.

부산시의회 이진수 복지환경위원장은 “침례병원을 어떻게 활용할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당장은 금정구의 의료공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다른 종합병원과 보건소·119구급대 간의 응급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