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외동·삼계동 일대 주민 분통

- 공항 확장 용역 착수 설명회도
- 주민 반발 이어지자 결국 중단

경남 김해시 전역이 항공기 이륙 항로 변경과 김해공항 확장에 따른 소음 문제로 들끓고 있다. 최근 공군이 일방적으로 민항기 운항 항로를 두 차례나 변경하면서 시 전역이 소음 발생지역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토교통부 주최 김해신공항 주민설명회도 항공기 소음 민원을 제기한 주민들의 강한 반발로 파행으로 치달았다.

김해공항시민대책위원회가 29일 경남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김해신공항 소음 대책 마련에 김해시민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박동필 기자

29일 김해시에 따르면 최근 공군이 김해공항을 이용하는 민항기 운항 항로를 원활한 군용기 훈련을 이유로 두 차례나 조정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공군은 지난 7월 10일 김해시에 공문을 보내 기존 항로가 주변의 높은 산봉우리, 해군 비행장 입지 등을 이유로 군용기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김해공항 이륙 항로를 김해공항 기준으로 기존보다 5도 가량 오른쪽으로 조정했다는 사실을 알려왔다.

이로 인해 주요 소음 발생지역이 주촌면, 장유동에서 내외동, 삼계동 방면으로 바뀌었다.

이 사실을 안 해당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공군은 최근 다시 시에 공문을 “시민 불만을 감안해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했다.

이는 항공기 노선을 변경 전인 원래대로 복원하고 군용기 작전 비행 시에만 변경 항로대로 운항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차를 두고 사실상 김해시 전역이 소음권역에 포함된다.

시 관계자는 “소음권역이 바뀌면서 곳곳에서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김해시의회 신공항특별위원회 주최로 열린 ‘신공항대책행정사무조사 특위’는 공군의 무성의한 대책을 성토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박민정 시의원은 “공군이 일방적으로 운항 항로를 변경하면서 그 피해를 김해 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고 비난했다. 공군 제5공중비행단 관계자는 답변을 통해 “애초 김해시와 협의를 하지 않고 항로를 변경한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앞으로 유사한 사항이 있으면 협의 절차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오후 김해중소기업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주최 주민설명회도 주민 반발로 사실상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국토부는 신공항건설 기본계획 용역 수립과 전략환경평가 용역 착수와 관련해 사전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관계기관의 주민설명회가 끝나자 참석한 주민들이 “요즘 항공기 소음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공항이 확장되면 소음이 배가될텐데 근본적인 소음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면 공항 건설 백지화 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국토부도 설명회를 중단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