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형량제한 폐지 법안 반대
- 형사미성년 연령 하향 부정적”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계기로 소년법 폐지 또는 개정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소년범의 대부’로 불리는 부산가정법원 천종호(52·연수원 26기) 판사는 “미성년자에게 사형을 선고해서야 되겠는가. 미성년자를 성인과 동등하게 취급하면 법체계가 혼란에 빠진다”며 감정적인 대응을 경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소년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힘을 얻고 있는데.

▶민주주의 국가는 모두 소년법이 있다. 폐지하면 아동·청소년 인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 미성년자를 성인과 동등한 취급을 하게 되면 대한민국 법체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우리나라 법은 능력과 상관없이 연령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미성년자는 미성숙하다는 점을 전제로 완전한 자유나 권리를 주지 않는다. 그에 따라 행위의 책임도 제한된다. 이런 이유로 미성년에게 선거권을 주지 않는 것이다. 미성년자와 성인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이념이다.

-강력 범죄의 경우 미성년자의 형량 제한을 없애는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현행법으로도 최고 15년에서 20년(강력범죄)까지 선고가 가능한데 국민들은 낮다고 보는 것 같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미성년자에게 사형선고까지 가능해진다. 20년 형을 넘어 더 늘리는 방향의 논의는 몰라도 제한을 없애는 것은 아동을 보호한다는 소년법 입법 취지에 맞지 않다.

-형사미성년 연령을 낮추는 것은.

▶현행 소년법상 만 14세에서 10세까지로 정한 형사 미성년 연령은 전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에 속한다. 대한민국의 품격이 달린 문제로 현행보다 연령을 더 낮추기 어렵다.

-가벼운 처벌 때문에 소년범죄가 더욱 흉포화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처벌이 약해서 범죄를 다시 저지른다는 의견은 설득력이 낮다. 처벌의 강약과 재발 가능성은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가 많다. 다만 촉법소년의 경우 처벌기준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