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결심공판서 최후진술

“레지던스가 왜 절반밖에 분양이 안 됐나.” “검사님 때문 아니냐.”

8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시행사 이영복(67·구속기소) 회장이 8일 공판에서도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회장의 결심공판은 오는 22일 열린다.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후 열린 이 회장의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은 “엘시티 사업에 포함된 레지던스(561실 규모)는 절반도 분양되지 않은 것 아니냐”고 이 회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즉각 “검사님 때문이죠”라고 맞받았다. 검찰 수사 때문에 분양이 잘 안 됐다는 의미였다.

순간 방청객들의 웃음소리가 나왔다. 신문했던 검사와 재판장도 이 회장의 답변에 웃는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재판장은 “‘검찰 수사 때문에 그렇다’는 정도로 피고인(이 회장)의 답변을 정리하자”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해운대해수욕장 코앞에 초호화 주거공간인 엘시티가 들어온 탓에 공공재인 해운대 바다가 일부 계층만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됐다”며 “지금이라도 레지던스 공간 정도는 시민에게 환원할 의사가 없나”고 물었다. 그러자 이 회장은 “이미 사회에 환원한 거 아니냐. 방(레지던스) 하나에 수십 명씩 잘 수 있다”면서 “검찰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엘시티에는 관광·놀이시설도 많이 계획돼 있다. 내가 구속되지 않았다면 엘시티 주변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회삿돈 705억 원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와 정·관계 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날 이 회장의 피고인 신문을 끝으로 사실상 공판을 마무리했다. 오는 22일 열리는 결심공판은 검찰의 구형과 변호인의 최종 변론, 이 회장의 최후 진술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검찰과 변호인은 당일 파워포인트를 통해 구형취지 설명과 최후 변론에 나선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