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법원의 구속영장 재발부 결정을 두고 변호인단 ‘전원 사임’이라는 강수를 꺼내들었다.

사진=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는 재판부의 유죄 판단을 막고, 추가 구속으로 막판까지 몰린 상황에서 시도하는 ‘판 흔들기’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유영하 변호사 등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 7명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출석해 사임계를 냈다.

유 변호사는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피고인을 위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변호인단이 ‘총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우선 재판부의 ‘유죄 심증’ 형성을 막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재판부의 판단이 유죄 쪽으로 기운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재판부 또한 이날 전원 사임 의사에 대해 “영장 재발부가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예단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두 차례나 강조한 것도 이런 인식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총사퇴가 박 전 대통령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이것이 보석 청구를 위한 포석 깔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 발부된 구속영장으로 최대 6개월까지 구속 기간이 연장됐다.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4월까지도 수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

변호인단은 전원 사임이라는 ‘초강수 어필’이 이후 보석을 청구할 때 재판부가 한 번 더 피고인의 입장에서 사안을 심리케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계산과 닿아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을 홀로 남겨두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프레임을 각인시켜 지지층을 결집하는 동시에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출당 조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몇몇 지지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거나 소리치는 끝에 들것에 실려가는 일도 일어났다.

법조계에서는 모든 상황이 박 전 대통령의 유죄와 무거운 선거를 예견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벗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이 같은 ‘벼랑 끝 전술’을 편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