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양산·기장 3개 지자체
- 정부·도로공사에 건의문 제출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의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경남 김해 양산과 부산 기장군 등 3개 시·군이 힘을 합쳐 정부에 공동으로 건의문을 제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김해시는 양산시, 기장군 등 3개 시·군이 공동으로 부산외곽순환도로 명칭을 ‘김해~기장 고속도로’로 변경하는 데 합의한 내용의 공동건의문을 작성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제출했다고 2일 밝혔다.

그동안 김해시, 김해시의회, 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 갑) 국회의원 등 김해지역 차원에서만 명칭 변경 요청이 있었지만 도로가 지나가는 3개 시·군이 함께 뜻을 모으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3개 시장과 군수는 총연장 48.8㎞(4차선) 도로가 김해시 진영휴게소~양산시~부산 금정구~기장군으로 연결되는 도로 성격상 부산만 들어가는 것보다는 새로운 명칭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체 도로 연장 구간도 김해 55%, 양산 10%로 경남 구간이 65%에 달해 단순히 부산시의 외곽도로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건의문에 따르면 2015년 9월 제정된 국토교통부의 도로 노선 번호 및 노선명 관리지침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규정에 따르면 도로명은 기·종점 명칭을 우선 사용하고 남에서 북, 서에서 동쪽으로 방향을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도로 시공 당시 가칭으로 정한 명칭을 실제 도로명으로 부여하는 것은 국토부 관리지침에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관할 지자체들이 명칭 변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국내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도로명이 지역 홍보와 직결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차원에서 민홍철 국회의원도 앞서 수차례나 도로명 변경을 주장했다.

하지만 고속도로 완공이 코앞으로 다가와 시기적으로 너무 늦게 건의가 이뤄진 데다 정작 부산시의 반대가 거세 향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 의원은 최근 국토교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해~기장 고속국도 또는 김해~부산 고속국도로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요구하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노선 통과 전체 지자체 간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기 때문이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늦은 감이 있지만 김해 진영~기장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양 지자체 지명을 살리는 게 순리”라며 “건의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도로 개통 후 운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부산외곽순환도로(사업비 2조2364억 원)가 개통될 경우 김해~기장 간 이동 시간이 40분가량 단축되며, 하루 3만여 대의 교통량 분산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