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란 도서관·문서고 등에 보관된 세계적 가치가 있는 값진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1997년부터 2년마다 국제자문위원회(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에서 심의·추천하여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지정하는 유산을 말한다.

최근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고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IAC가 지난 26일 비공개회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에 대해 관계국 간 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등재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내리지만, 지금까지 IAC의 판단을 반영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어 보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가 사실일 경우, 유네스코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여서 IAC의 판단 재고 등 조치가 시급하다.

일본군 위안부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은 지난해 5월 한국과 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가 이뤄냈다. 일본 시민단체도 여기에 참여했다. IAC 등재심사소위원회는 사전심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자료”라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한 바 있어 본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일본이 유네스코 분담금 납부 거부를 무기로 내세워 등재 저지에 나서면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본의 올해 분담금은 362억여 원으로 미국이 유네스코를 탈퇴한 현재 일본은 세계 최대 분담국이다.

일본은 앞서 중국의 난징 대학살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2015년에도 분담금 납부를 미루며 몽니를 부린 적이 있다. 같은 해 자국의 군함도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릴 때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기리고 관련 사실을 알리겠다는 약속으로 우리나라의 반발을 무마하기도 했다. 자국에 유리한 유산은 감언이설로 등재를 관철하면서 불리한 유산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는 두 얼굴의 나라가 일본이다.

IAC가 판단을 보류했다면 이는 ‘객관적 진실에 대한 무제한적 추구’를 명시한 유네스코 헌장에 명백히 위배된다. 정부는 신속히 사태를 파악해 사실로 확인되면 유네스코 사무총장이 IAC의 판단을 수용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옛날 아테네로 가려면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어느 길목이 있었습니다. 이 길은 여행자와 우마차로 항상 붐비는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길은 한동안 해가 떠있는 낮에만 지나가야 할 정도로 무섭게 변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길목을 지키며 온갖 나쁜 일을 일삼는 도둑 프로크루스테스 때문이었습니다. 악당 프로크루스테스는 밤길을 지나는 나그네를 집에 초대하여 잠자리를 제공하는데, 그 잠자리라는 것이 딱딱하고 얼음같이 차가운 쇠침대였다고 합니다. 나그네를 강제로 그 침대에 묶은 프로크루스테스는 나그네의 몸길이가 침대보다 짧으면 몸길이를 늘려서 죽였고, 몸길이가 침대보다 길어 침대 밖으로 일부가 나오면 나온 부분을 잘라 죽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프로크루스테스의 악행도 결국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자신도 그동안 저질러 왔던 방법과 같은 식으로 자신의 침대에 묶인 채 죽었다고 하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이러한 이야기는 자기가 세운 일방적인 절대 기준과 틀에 다른 사람들을 강제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옳다고 하는 의식은 그것이 보편타당한 진실에 근거하고 있을 때만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자료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 우리나라가 어떤 조처를 해야 될지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