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는 올해 9회를 맞는 ‘크리스마스 트리 문화 축제’(이하 트리 축제)를 다음 달 2일에 열어 내년 1월 7일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예산 6억 원을 들이는 올해 트리 축제의 테마는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다. 광복로 일대를 3개 구간으로 나눠 아기 예수의 탄생과 관련한 소주제에 걸맞는 트리와 전구가 거리에 장식된다. 부산 최고의 번화가 중 하나인 남포동을 끼고 치러지는 트리 축제에는 지난해 약 900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해운대구의 ‘해운대라꼬 빛 축제’(이하 해운대 빛 축제)도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치러지는 제4회 해운대 빛 축제에 해운대구는 자부담으로만 사업비 3억4500만 원을 편성했다. 지난해까지 국비로 보조되던 사업비 50%가 올해부터는 지원되지 않지만 자부담을 늘려가며 사업 규모를 유지했다. 해운대구가 빛 축제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신설된 구남로 광장은 올해 해운대 빛 축제의 메인 무대가 돼 하트터널, 거북이 빛 정원, 스트림 볼 등 조명시설로 꾸며진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난 3년간 빛 축제 성과 보고서를 보면 매년 인근 상가 방문객이 20~30%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조방 LOVE.U 빛 축제’(이하 조방 빛 축제)를 기획한 동구는 3억 원을 들여 조방 앞 범일로 90번길 인근 4개 구간에 조형게이트와 빛 터널, 입체 경관 포토존을 설치한다. 이 일대는 앞서 국·시비 35억 원을 투입해 전선을 땅에 묻고 보도를 넓히며 보행자 중심 거리로 거듭났다. 동구는 오는 1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사랑과 프로포즈’를 테마로 한 조방 앞 빛 축제로 방문객을 모아 옛 전성기를 되찾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조방 앞은 평소에도 인파가 몰리는 남포동이나 해운대 해수욕장과 여건이 달라 빛 축제의 흥행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트마켓, 먹거리·농산물 직거래 장터, 주말 차 없는 거리 등 기타 행사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유사한 내용의 행사이다 보니 중구나 해운대와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구 안진모 경제진흥과장은 “축제 마지막 날 인공 눈 기계 6대를 동원해 눈을 뿌리고, 부산진시장과 자유시장 상인들이 참여하는 거리 퍼레이드, 주말 문화 공연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