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덕사 출토 고려치미 황룡사지 버금
- 발굴결과 부산 최대 불교유적 급부상

■남산정 마을 : 현재의 남산정 요양병원 일대에서 도시철도 3호선 남산정역 부근과 남쪽 기와골 일대까지 걸쳐 있던 자연 마을이었다. 남산정 마을의 형성 시기는 명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남산정에서 기와골에 사람이 가장 먼저 들어와 살았다고 전한다. 기와골(기비골)은 만덕사의 기와를 굽는 흙을 파내는 곳이라는 뜻으로 추정된다. 기와골 인근에서 2000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미루어 오랜 거주 역사를 추정할 수 있다.

만덕고개 서쪽 산중턱에 있는 만덕사지 절터.

만덕고개로 오르는 곳의 주지봉 줄기가 남쪽으로 뻗어 있어 남산으로 불렸고, 이곳에 정자(당산) 나무가 있는 정자가 있어 남산정으로 불리었다. 남산정은 옛날 구포에서 만덕고개를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하며, 예부터 기비현(만덕고개) 또는 사비현이라는 큰 고개를 오르기 위한 길목으로 길손이 쉬어가는 동네라고 한다. 고개를 넘는 길동무를 기다려 만나던 곳이라고 기비골이라는 지명도 있다. 기와골에는 현재 한국폴리텍대학과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있다. 정자나무는 500여 년 된 미루나무였는데, 1959년 태풍 사라호 때 쓰러져 없어졌다.

■만덕사지 : 부산시 지정문화재 기념물 제3호로, 금당지(대웅전 터)와 입구에 돌로 쌓은 장방형의 대형 축대가 남아 있는 고려시대의 절터이다. 만덕사지는 전체 면적 3만 2865㎡ 규모로 동서 58m, 남북 54m, 높이 4m에 달하는 장방형의 축대를 세워 만든 엄청난 규모의 사찰임이 발굴 결과 밝혀졌다. 금당지의 규모만 해도 범어사 대웅전의 4배가 넘는 대사찰이었다.

1차 발굴시 금당지로 추정되는 부분에서 팔각좌대석과 연화문하대석, 야축(若丑)이라는 글이 음각된 기와조각, 또 기비사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 세 점이 출토됐다. 이로써 만덕사지는 부산지역에서 가장 큰 불교 유적지로 급부상했다. 2차 발굴시 기와지붕의 용마루 끝에 올리는 대형 치미가 출토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날개, 몸통에 돋을새김으로 연꽃무늬를 장식한 만덕사지 출토 치미는 그 크기면에서 황룡사지에서 출토된 것에 버금가는 것으로 고려시대 치미로 판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