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관련 기관 간 갈등을 빚던 교육국제화특구 신청(본지 지난 6일 자 3면 보도)이 결국 무산됐다.

부산시교육청은 내부논의를 거쳐 교육국제화특구 신청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교육국제화특구는 국제화 교육 활성화 일환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된 제도다. 부산에서는 지난 10월 교육부가 2기 대상지의 지정 공고를 내면서 금정구와 사상구가 특구 지정 신청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내년 1월 11일 마감을 앞두고 부산시교육청이 이날 포기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특구 지정 신청은 시장·도지사와 해당지역 교육감이 공동으로 해야 하는데 교육청이 포기하면서 신청 자체를 할 수 없게 됐다. 그뿐만 아니라 전체 예산의 약 15%와 관련 프로그램 운영도 상당수 맡고 있어 교육청이 참여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하다. 앞서 서울과 세종도 특구 지정을 추진하다가 전교조 등의 반대로 신청을 포기했다.

교육청은 포기 이유로 교원 업무 과중, 의견 수렴 부족, 사업 중복성 등을 들고 있다. 공청회 등에서 반대 의견이 쇄도하고, 특구 신청을 위한 준비 기간이 짧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교사들의 과도한 업무를 줄여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교육청의 방침과 맞지 않으며, 사상구의 경우 올해 다행복지구로 지정돼 여러 사업이 중첩되는 점도 사유로 꼽았다.

그러나 실무작업을 해 온 지자체와 의지를 보여왔던 부산시는 반발하고 나섰다. 금정구 관계자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교육청 등 관련 기관과 여러 번 회의를 거쳤고, 부산시에서도 어제까지 긍정적인 반응이어서 당연히 진행될 줄 알았는데 공문 한 장으로 지금까지 준비한 것이 물거품이 돼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전교조 등은 교육청의 결정을 반기고 있다.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정지영 집행위원장은 “시교육청의 포기를 환영하며 궁극적으로는 교육부도 조속히 특구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