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활동을 하다 허리 부상을 입어 요양 중이던 소방관에게 발생한 추가 질병을 “업무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며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린 공무원연금공단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임수연 판사는 소방공무원 김모(34) 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목 디스크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씨는 2015년 1월 부산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크레인 붕괴사고 현장에 출동해 인명구조 활동을 펼쳤다. 그는 20㎏이 넘는 휴대용 유압 장비를 들고 사람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는 좁은 크레인 내부에서 2시간 동안 웅크린 자세로 구조 작업을 벌였다. 매몰된 피해자를 구한 뒤 피해자의 잘린 발목을 찾으려 다시 크레인으로 들어간 김 씨는 수색을 마무리할 때 척추에 통증을 느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은 김 씨는 동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이송돼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공무상 요양 승인을 받고 1년 넘게 요양 중이던 김 씨는 갑작스레 목 부위 통증도 느꼈고, 지난해 6월 ‘경추 추간판 탈출증’ 진단도 받았다. 김 씨는 공무상 요양 추가 승인 신청을 제출했지만 공단은 목 디스크는 구조작업 때문에 생긴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나이가 들어서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들어 거절했다. 김 씨는 재심까지 신청했지만 기각 당하자 지난해 12월 공단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