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실 국가기강 송두리째 흔들어”…징역 25년 구형

국정농단 결심공판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입력 : 2017-12-14 19:58:31
| 본지 2면

- 벌금 1185억·추징금 77억

- “헌법가치 훼손·국가위기 초래”

- 최 “특검·검찰 악행 살인적”

- 안종범 징역6년·신동빈 4년

- 내달 26일 선고 중계 여부 관심

검찰이 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부른 국정농단 사태의 장본인 최순실(61) 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몰고 온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1심 결심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최 씨에게 징역 25년과 벌금 1185억 원, 승마 지원 명목으로 직접 받은 77억9735만 원의 추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과 알선수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최 씨와 공모해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 원을 출연하게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로 함께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 원을 구형했다. 신 회장은 재단 출연 강요의 피해자로 조사받았지만, 지난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에서 면세점 추가 선정 등 청탁을 한 후 그 대가로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지원한 70억 원을 뇌물로 판단해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검찰은 “최 씨는 자신의 사익을 추구하려고 대통령의 권한을 이용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국가 기강을 송두리째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조직과 민간기업의 질서를 어지럽히며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이 탄핵당하는 국가 위기 사태를 유발한 장본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특검팀도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의 은밀하고 부도덕한 유착, 이를 십분 활용한 대통령 비선 실세의 탐욕과 악행이 이 사건의 실체”라고 주장했다.

최 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징역 25년을 구형한 건 옥사하라는 얘기”라고 반발했다.

최후진술에 들어간 최 씨는 연신 흐느끼며 “한 번도 어떤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는데 1000억 원대 벌금을 물리는 건 사회주의에서 재산을 몰수하는 것보다 더하다”고 울먹였다. 그는 “정경유착을 뒤집어씌우는 특검과 검찰의 악행은 살인적인 발상”이라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최 씨는 한때 측근이었다가 돌아선 고영태 씨 등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입을 열 때는 오열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대통령이 젊은 시절 고통과 아픔을 딛고 일어난 강한 모습에 존경과 신뢰를 했기 때문에 곁에서 40년 동안 지켜봐 온 것뿐”이라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재판부는 최 씨의 선고 기일을 6주 뒤인 내년 1월 26일로 잡았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최 씨 선고를 놓고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대법원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TV나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 국정농단 주요 피고인 형량
이름(직책)	주요 혐의	형량
최순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징역 25년(구형)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징역 6년(구형)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공무상 기밀 누설	징역 1년6월(항소)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징역 3년(항소)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강요 미수	징역 4년(항소)
장시호 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국장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징역 2년 6월(항소)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징역 3년(항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공여	징역 5년(항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뇌물공여	징역 4년(구형)
◇‘정유라 특혜’ 관련 형량
최순실	업무방해	징역 3년(상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업무방해	징역 2년(상고)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업무방해	징역 2년(상고)
남궁곤 이화여대 전 입학처장	업무방해	징역 1년 6월(상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