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들 개발에 떠밀리지 않도록
- 자활조례 제정·2000만 원 지원

“성매매집결지 폐쇄 전 우리가 주목한 건 ‘그 안에 살고 있는 여성’이었습니다. 피해 여성은 생계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고는 이 일이 진행될 수 없었죠.”

대구 ‘자갈마당’의 폐쇄에 앞장선 대구여성인권센터 신박진영(여·53) 대표는 집결지 폐쇄 방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인권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성매매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를 2016년 12월 제정해 110명에게 10개월 간 1인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자활을 통한 사회 복귀를 유도했다. 현재 자갈마당은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1909년 일제강점기 만들어진 자갈마당(1만4483㎡, 대구 중구 도원동 3 일대)은 도망치는 여성의 발소리를 듣기 위해 자갈을 깐 데서 이름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지난달 발간한 ‘자치단체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지원 정책사례집’을 보면 자갈마당은 대구시장이 집결지 폐쇄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주변이 개발되면서 2014년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개발로 인한 집결지 폐쇄는 자갈마당 성매매 업주에게만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여성만 제2의 자갈마당으로 내몰리게 했을 뿐이었다.

신박진영 대표는 시가 주도하지 않으면 집결지 폐쇄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성매매알선업자의 재산을 몰수하고 처벌하는 법이 있음에도 실제 적용은 힘들었다”며 “하지만 시가 주도하니 검찰과 경찰이 실질적인 단속과 처벌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