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열흘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GNI) 추정치는 2만9000여 달러다. 이변이 없는 한 올해 GNI는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수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르는 기준이기도하다. 그러나 초점을 ‘삶의 질’에 맞추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2017년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38개국 가운데 29위에 그쳤다. 나라 전체는 잘살게 되었지만 그 혜택이 국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부산도 상황이 열악하다. 절대빈곤의 시대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말이 무색하게 동·서 간 소득 및 빈부격차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16개 구·군 간 교육수준도 천차만별이며 문화·예술 접근성 역시 지역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더구나 고령인구가 밀집해 있는 원도심은 젊은 세대가 많은 지역에 비해 건강지표 수준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구·군 간 건강기대수명이 최고 3.5년까지 차이가 난다고 한다. 아주 심각한 일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이제는 부산도 지역 내 양극화·불평등 해소를 부산시 정책의 핵심 과제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부산시가 이 부분을 아예 소홀히 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지침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수준이었다. 또 지자체장도 선거를 의식해 단기간 내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정책에만 치중하다 보니 제대로 실효성을 거두기가 어려웠다. 반면 서울시는 복지·건강의 경우, 수년 전 관련 조례를 만들어 관내 지역별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 내의 양극화와 불평등을 없애는 데는 시민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특히 일자리를 둘러싼 세대 간 다툼 해결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식 개선, 다문화 가정 및 외국인 근로자 포용 등은 제도만으로는 이뤄지기 힘들다.
시민 모두가 부산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더불어 살겠다는 생각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이다. 올해가 부산에서 공생과 공존의 가치가 뿌리를 내리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감민진 가야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한 큰 회사의 회장이 지방에 있는 공장을 업무 차 들리게 되었습니다. 점퍼에 운동화 차림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근로자였습니다.
회장이 지방의 공장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직원들과 똑같은 음식을 받아서 먹었습니다. 그 때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불평의 말이 들려 왔습니다.
“아니 그래도 내가 임원인데 어떻게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나는 절대 못 먹어.”
작업복을 입지 않은 옷차림으로 보아 간부급 임원 중 한 사람인 것 같았는데 그는 음식을 내팽개치고 나가 버렸습니다. 회장은 비서에게 그가 누군지 물었더니 타 회사에서 스카우트돼 온 임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회장은 묵묵히 식사를 끝내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불평의 말을 늘어놓던 임원을 불렀습니다.
“당신은 여러 직원을 거느리는 사람으로서 책임이 무겁소. 그런데 당신은 거만하고 또 직원들이 먹는 음식을 나쁘다고 불평을 하는 사치스러운 생각을 하니 업무 역시 그르칠 것이요. 내가 몰랐으면 모를까, 안 이상은 그냥 있을 수 없소. 당신이 다른 회사에서는 능력이 있어 스카우트 되었는지 모르지만 우리 회사에서는 그런 능력보다는 남을 위할 줄 알고 남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회장의 말이 끝나자 그 임원은 그만 고개 떨구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무엇을 느낄 수 있나요? 부산의 한울타리에서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우리 부산에서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할 불평등의 문제는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