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제2 여객터미널 개장 등
- 정부 확장사업 개발호재 넘쳐
- 건설·운수업서 경제성장 주도

- 경기도, 수원 용인 화성 잇는
- ‘삼성전자 트라이앵글 벨트’
- 수년 내 인구 350만 명 예상

- 안성·오산, 평택항 배후도시로
- 충남 아산까지 수도권 기업 몰려

인천이 ‘제2 도시’ 부산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경제력을 키우고 있다. 그 저력은 인천국제공항이 주도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오는 18일 3단계 확장사업에 따른 제2 여객터미널 개장에 이어 4단계 확장사업에도 착수해 경제활성화가 기대된다. 인천의 도약은 인접한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의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경기도의 경제력(지역내총생산 기준)은 2014년 서울을 처음으로 제친 이래 매년 격차를 더 벌리고 있다. 충남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최근 급등하는 등 수도권이 충남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인천이 부산을 턱 밑까지 추격해 조만간 제2 도시의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인천 송도신도시 전경.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인천 경제력의 저력은 인천공항

인천공항 제2 터미널 개장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엄청나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조 원가량이 투입된 제2 터미널은 2013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5년간 공사에 동원된 장비가 87만 대, 인원만 510만 명이다. 정부는 3단계 건설 기간 중 9만4000개의 일자리와 12조3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으며, 4조8000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제2 터미널 운영으로 일자리도 8500개가 늘어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지역소득(잠정)’을 보면 인천의 경제성장률은 3.8%이며, 업종별로는 건설업(19.6%)과 운수업(8.5%)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1년 3월 개항 이후 이용객이 연평균 7.5% 증가하며, 여기에 제2 터미널 공사 호재까지 추가돼 건설업, 항공기 운송 및 항공물류에 관여하는 운수업 등 주로 인천공항과 관계되는 업종이 인천 전체의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부는 발 빠르게 다음 단계인 인천공항 4단계 확장사업에도 돌입했다. 국토부는 “4조2000억 원이 투입되는 4단계 사업을 통해 5만 명의 일자리와 8조 원의 생산유발 효과, 2조8000억 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4단계 사업은 2023년 완료될 예정이고, 4단계가 끝나면 최종 단계인 5단계도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제2 터미널 개장으로 연간 여객은 7200만 명에 이르고, 최종 단계까지 확장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여객 규모는 1억3000만 명으로 증가한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인천공항이 지역의 경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도 제친 경기

경기도의 경제력도 서울을 제치고 계속 덩치를 키우고 있다.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해 경기 지역내총생산(GRDP)은 372조3000억 원으로, 부산(81조2000억 원)의 4배가 넘는다. 서울(357조1000억 원)과 비교해서도 많다. 경기도의 GRDP는 2014년 처음으로 서울을 제친 후 격차(2014년 1조8000억 원, 2015년 5조9000억 원, 2016년 15조2000억 원)를 더욱 벌리고 있다. 2013년 이전까지는 서울이 전국 17개 특별 및 광역시·도 중 GRDP가 가장 많았다.

경기도의 경제력은 기업 및 항만을 둘러싸고 형성된 ‘벨트 도시’가 주도한다. 특히 수원 삼성사업장을 에워싼 수원(인구 124만 명), 용인(102만 명), 화성(69만 명) 3개 도시가 ‘삼성전자 트라이앵글 벨트’를 형성해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재 3개 시 인구만 300만 명가량인데 개발 호재로 수년 내 350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화성시 윤순석 기획팀장은 “현재 개발 중인 화성시 동탄 제2 신도시가 완공되고 6개 택지개발까지 추가 완료되면 화성에만 인구가 43만 명 정도 더 유입되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을 중심으로 서로 맞닿은 3개 기초단체 인구가 부산과 맞먹을 정도로 성장하는 셈이다.

여기에 평택항의 성장으로 평택과 인근 안성, 오산도 뜨는 도시다. 중국과의 무역이 급증하면서 평택항은 최대 수혜 항구가 됐다. 경기평택항만공사가 발표한 2016년 평택항 물동량 처리 실적을 보면 컨테이너 처리량은 62만 TEU로 7년 전인 2009년(37만 TEU)과 비교해 67.6% 급증했고, 총화물량은 1억1290만 ｔ으로 2009년(5130만 ｔ)보다 배 이상 늘었다. 평택 안성 오산 인구는 현재 90만 명에 육박해 울산(120만 명)에 버금간다.

■충남까지 수도권 확대

최근 수도권은 서울 경기에서 벗어나 충남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2016년 충남의 GRDP는 117조1000억 원으로 부산보다 많다. 특히 경기와 맞닿은 충남 아산에 삼성디스플레이시티가 들어서면서 GRDP가 급성장했다. 아산탕정지구에 들어선 삼성디스플레이시티는 2015년 1단지를 준공해 근로자만 5000가구(인구 2만 명가량)가 유입됐다. 지난해 하반기 2단지가 착공해 현재 31만 명 정도인 아산 인구는 더 늘 전망이다. 2014년 기준 아산의 GRDP는 24조4000억 원으로 7년 전인 2007년(12조5000억 원)보다 배가량 급증했다. 2014년 1인당 GRDP는 8455만 원으로 전국 평균(2946만 원)보다 2.9배 높다.

충남은 비수도권으로 분류돼 규제 대상인 수도권이 아니어서 최근 기업이 몰린다. 수도권 규제와 포화에 따라 충남까지 기업이 내려오면서 수도권이 더욱 팽창해 ‘메가 수도권’이 형성되는 셈이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