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대형 화재 참사가 발생해 옆 건물 장례식장에 대피한 환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 시키고 있다. 전민철 기자

사상 초유의 사상자가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가 오전 10시 30분께 모두 진압됐다. 앙상한 뼈대만 남은 5층 건물 잔해 앞에서 코를 찌르는 메케한 냄새를 맡으며 사태를 지켜보는 이들 중에는 동네 주민도 있다. 이들 상당수는 3시간이 넘는 사투 속에서 소방 경찰 대원과 환자의 구조를 도왔다고 한다.

밀양에 사는 회사원 A 씨는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전 7시40분께 병원 화재를 목격했다고 한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병원 1층 응급실 쪽에서 검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는 듯싶더니 곧 검은 연기가 병원 건물 전체를 감쌌다”고 설명했다.

소방관들은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불을 끄면서 환자를 구하고 있었다. A 씨는 화재 병원 인근 주민들과 함께 환자들을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그는 “소방관들이 설치한 사다리차를 타고 환자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아래로 내려왔고 4층 층에 있던 환자들은 슬라이더(미끄럼틀형 구조기구)를 타고 아래로 탈출했다”며 “환자들이 무사히 내려오도록 슬라이드를 꼭 붙잡고 있거나 불이 옮겨붙지 않은 옆 건물 장례식장에 들어가 이불이나 핫팩을 추위에 떠는 환자들에게 제공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병원을 탈출한 환자들을 안전한 장소인 장례식장까지 대피시키기도 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