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생 대상 ‘온 작품읽기’ 도입
- 책 매개로 학생 간 교감 높여
- 중고생은 교과·진로와 연계
- 영상제작 등 확장 활동 지원

부산시교육청이 올해에도 독서교육 강화를 주요 사업으로 꺼내들었다.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은 이달 초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것을 만들어내는 교육이 필요하며, 이런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독서와 토의·토론”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향에 따라 교육청은 기존 독서 교육 프로그램에 더해 교과 연계 독서,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는 ‘온 작품 읽기’ 등을 올해부터 시작한다. 교육청이 추진하는 초·중·고교의 독서·토론 교육 방향과 프로그램을 미리 짚어봤다.

	올해도 독서교육이 부산시교육청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된다. 학급독서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반안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책 읽어주기 프로그램. 부산시교육청 제공

■초등학교-다함께 책읽기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과 함께 학습 경험의 질을 높여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느린생각’을 통해 창의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며, 독서가 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엔 일방적인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독서였다면 이제는 책을 매개로 학생과 교사, 학생과 학생이 교감하며 공감능력과 함께 인성도 함양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청이 추진해 온 ‘2050운동’(매일 20분씩 50권의 책을 1년에 읽기)이 지속적인 독서를 지향했다면 올해는 ‘독서=즐거운 활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특히 연령이 낮은 초등학교 단계에서는 혼자 읽기, 많이 읽기, 빨리 읽기를 버리고 ‘즐거운 읽기’를 지향하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온 작품 읽기’다. 이름 그대로 한 작품을 온전하게 다 읽는 것을 목표로 천천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읽기를 지향하고 있다. 교사나 친구, 선후배가 모여 함께 하는 책읽기를 통해 혼자 읽었을 때는 느끼거나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확인하고 이야기를 나누자는 의미다. 온 작품 읽기는 반별 상황에 따라 오전 수업 전이나 창의적 체험 활동, 국어 시간 등을 활용해 진행될 예정이다. ‘한 학기 책 한 권 읽기’ 수업 역시 소통하는 책 읽기 사업의 일환이다. 독서특화과정으로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한 학기에 8시간(예정)씩 작품을 함께 읽으며 토론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학생이 직접 참여하는 독서활동도 활발해진다. ‘ 공동체’ 활동이 대표적이다. 책과 만나고(공감), 함께 읽고 토론하며(동참), 책과 삶을 연계해 실천하는 독서(체험)를 지향하자는 의미다. 그 일환으로 한 학교마다 책쓰기 동아리를 운영·활성화 하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놀이 한마당을 1년에 2번 이상 개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5년에 걸쳐 매년 초중고교 30개교씩 150개교에서 도서관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다. 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현진 장학사는 “중고생이 되면 빨리 많이 발췌해 읽기의 부작용으로 독서에 흥미를 잃어 평생독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삶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는 독서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고교-교과서 연계 독서

	부산가톨릭대에서 열린 다같이 독서토론 한마당 모습.

입시로 이어지는 중등교육에서는 교과·진로과정과 연계된 독서가 중심이 된다. 우선 교과별 ‘1학기 책 1권 읽기’가 도입된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교과 중 학년 수준과 개인의 특성에 맞는 책을 몰입해서 읽고 토의·토론, 글쓰기 활동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있다. 예를 들어 읽기 단계에서는 개별 혹은 모둠·전체 독서를 통해 질문을 만들고 생각을 정리하며 책 한 권을 읽고, 생각 나누기 단계에선 대화·설명을 통해 한 단계 더 깊게 들여다보는 식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독서일지, 서평, 주제탐구 보고서를 작성하고 영상만들기 등 다른 활동으로 확장해 나갈 수도 있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3월 중 고교 1학년에게 교과 연계 독서 매뉴얼을 만들어 보급할 예정이다.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과 자아 찾기 활동도 시작된다. 교육청은 지난달 올해 고1이 되는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독서 프로그램인 ‘02년생 책가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선정된 도서를 읽고 독후활동지를 작성하는 형태로 운영되며, 3월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새내기 토론 한마당을 벌일 예정이다.

체험을 병행하는 독서는 중등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을공동체와 연계한 독서 체험활동인 우리동네 인문학 체험 동아리가 대표적이다. 중·고교 30개교를 선정해 우리동네 인문학 지도를 제작하는 등 지역 특색을 반영한 인문학을 다룰 계획이다. 지역화 교과서 ‘부산의 재발견’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올해 4년차에 접어드는 다같이 독서·토론 캠프도 이어진다.

이와 함께 독서를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활동도 시작된다. 자유학기제 선택형 주제탐구로 독서 토론을 정해 관련 활동을 벌일 수도 있고, 찾아가는 인문학 콘서트나 강좌로 깊이 있는 독서를 경험하는 활동도 시행될 예정이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