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연합뉴스

딸의 초등학교 동창인 중학생을 유인해 성추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에게 재판부가 1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과 그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 된 딸(15)의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었을 고통을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이영학에 대해 모든 사정을 고려하고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버지의 범행을 도운 혐의(미성년자 유인, 사체유기)로 함께 구속기소 된 이영학의 딸은 장기 6년에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여중생의 귀에 대고 속삭였을 목소리를 생각하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영학의 딸에게 장기 7년에 단기 4년형을, 이영학이 허위로 후원금을 받는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사기)로 기소된 이영학의 형에게는 징역 2년형을, 이영학의 도피에 도움을 준 혐의(범인도피)로 기소된 지인 박 모씨에게 징역 1년형을 구형했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A(당시 14세) 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 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A 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차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영학의 딸은 아버지의 범행 의도를 알고도 A 양을 유인한 혐의(미성년자 유인)와 시신을 유기하는 과정에 공모한 혐의(사체유기)를 받고 있다.

이영학은 또 지난해 6~9월 아내 최 모 씨가 10여 명의 남성과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하고 그 장면을 몰래 촬영한 혐의(성매매 알선, 카메라 이용 등 촬영), 자신의 계부가 최 씨를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혐의(무고), 지난해 9월 최 씨를 알루미늄 살충제 통으로 폭행한 혐의(상해)로도 기소됐다.

이영학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불치병 환자인 딸의 치료비로 쓸 것처럼 홍보해 모두 9억 4000여 만원의 후원금을 모은 것으로 조사돼 사기와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됐다. 김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