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지구역 불법조업 가능성 있어
- 구명벌·조끼 1개씩 발견에 그쳐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쌍끌이 중형저인망 어선 11제일호가 침몰 전복된 사고 사흘째인 8일 통영해경은 사고 원인 규명과 실종자 수색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11제일호의 구명벌과 구명조끼 1개씩을 발견하는 데 그쳤다.

지난 7일 경남 통영 해상에서 전복된 어선 11제일호의 구명벌. 통영해경 제공

통영해경은 이날 사고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 전복된 11제일호와 함께 조업에 나섰던 12제일호의 선장과 선원 등 10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해경은 이들을 상대로 사고 당시 상황과 불법 조업 여부 등에 대한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선원은 11제일호의 베트남 생존 선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물을 끌어 올리는 작업을 마치고 항해 20분 뒤 배가 뒤집혀졌다고 진술했다.

해경은 11제일호가 조업금지구역에서 불법 조업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침몰 지점에서 조업 가능구역까지는 18㎞가량 떨어져 있어 배로 1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침몰 위치를 아는 선장은 조업금지구역 내 불법 조업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11제일호가 조업금지구역에서 불법 조업 후 어획물을 가득 싣고 운항 중 무게 중심을 잃고 침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업금지구역에서 불법 조업 땐 양벌 규정에 따라 선장뿐 아니라 선주도 처벌 대상이다.

해경은 이날 사고 지점을 기준으로 광범위한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을 계속하고 있으나 아직 실종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항공기 4기와 경비함정 24척, 민간어선 33척 등 선박 61척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펼치고 있지만 높은 파고와 강한 바람으로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사고해역으로 부터 3㎞ 떨어진 해상에서 구명벌 1개와 14㎞ 해상에서 구명조끼 1개를 발견했다.

실종 선원 가족들은 빨리 실종자를 찾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삼천포항 다목적회관에 마련된 선원가족 대기실에서 열린 통영해경 브리핑에서 가족들은 “실종 선원을 발견할 때까지 끝까지 수색해 달라”며 눈물을 훔쳤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