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소득 상위 20%와 소득 하위 20% 간 건강수명 격차가 가장 큰 구·군은 해운대구(17.5년)이고, 가장 작은 곳은 사상구(6.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5분위 간 기대수명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영도구(10년), 가장 작은 곳은 동래구(4.3년)였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는 26일 전국 17개 시·도와 252개 시·군·구별 건강 불평등 현황을 담은 ‘건강 격차 프로파일’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지자체별 간접적인 수치로 건강 불평등을 발표한 적은 있었지만 전국에 걸쳐 건강수명에서의 불평등을 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회는 기대수명 산출을 위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보험료 자료(2억9500만 건)와 154만 명의 사망 자료를 분석했다. 또 건강수명 산출을 위해 157만 명의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2008~2014년)를 연계한 데이터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를 보면 전국 252개 모든 시·군·구에서 소득 하위 20% 집단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소득 상위 20% 집단보다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기초지자체에서 건강수명에서의 소득수준 간 격차(건강수명 불평등)가 기대수명에서의 소득수준 간 격차(기대수명 불평등)보다 컸다.

전국 광역시·도 중 서울(69.7세)의 건강수명이 가장 길었고 경남(64.3세)이 가장 짧았다. 부산은 66.3세로 여덟 번째로 길었으며 울산은 66.6세로 전국에서 상위권인 5위를 기록했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 간 건강수명 격차는 전남(13.1년)이 가장 큰 반면, 인천(9.6년)이 가장 작았다. 부산은 12.2년으로 아홉 번째로 차이가 커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남(10.5년)과 울산(10.3년)은 각각 15, 16위에 올라 전국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차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광역시·도 중 기대수명이 가장 긴 곳은 서울(83.3세)이며 가장 짧은 지역은 전남(80.7세)으로 두 곳은 2.6년 차가 났다. 부산은 81.1세, 경남과 울산은 각각 80.9세와 80.3세였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집단 간 기대수명 격차는 강원·전남이 7.6년으로 큰 반면, 울산(4.3년)이 가장 작았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 박진욱 계명대 교수는 “6·13지방선거에서 후보가 지역의 건강 불평등 현황을 인식하고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 대안을 공약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이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기대수명 · 건강수명

기대수명(평균수명)이란 출생 후 앞으로 몇 살까지 살 것인지 기대되는 평균 생존년 수를 의미. 건강수명은 기대수명 중 건강하게 삶을 유지하는 기간을 말한다. 기대수명은 사망을 반영하고 건강수명은 사망과 유병을 반영한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