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건강수명 격차 전국 9위
- 기대수명 가장 긴 지역 동래구
- 가장 짧은 곳은 동구 79.2세

- 울산 기대·건강수명 불평등 낮고
- 경남 소득별 건강수명 차이 작아
- 하동군, ‘전국 1위’와 13.7년차

- 한국건강형평성학회 토론회
- “건강한 공공정책·인프라 필요”

부산의 건강 불평등 지표는 중위권에 턱걸이해 하위권은 면했으나 최소 격차 지역인 인천은 물론, 인근 시·도인 울산과 경남보다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은 건강수명이 전국에서 가장 짧았으며 의령군(10.7세)은 전국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소득수준 간 기대수명 격차가 심각했다.

	건강불평등은 병원뿐 아니라 운동시설, 공원 등 주요 분야별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잘 갖춰져 있어야 해소될 수 있다. 사진은 할머니들이 부산의 한 체육센터 수영장에서 아쿠아로빅을 배우고 있다. 국제신문DB

■부산 취약계층, 12년 더 앓아

부산 시민의 건강수명(66.3세)은 전국에서 8위를 차지해 중위권에 턱걸이했다. 서울(69.7세)과 인천(67.3세)보다 각각 3.4년과 1.0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20%의 건강수명과 하위 20%의 건강수명 간 격차는 12.2년으로 전국에서 아홉 번째로 차이가 컸다. 최소 격차 지역인 인천(9.6년)은 물론 울산(10.3년)과 경남(10.5년)보다 격차가 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수명이 가장 긴 곳은 수영구(68.6세)이며 가장 짧은 지역은 동구(62.8세)로 두 지역 간 차이는 5.8년에 달했다. 같은 부산에 살아도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건강수명이 6년 가까이 차이 난다는 의미다.

동구의 경우 전국 1위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74.8세)와 비교하면 12년이나 짧다. 부산 내 소득 5분위 간 건강수명 격차가 가장 작은 지자체는 사상구(6.6년)였다. 격차가 가장 큰 곳은 해운대구(17.5년)로 나타났다.

부산 시민의 기대수명(81.1세)은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1위로 하위권이다. 서울(83.3세), 인천(81.7세)과 비교하면 각각 2.2년, 0.6년이 짧다. 소득에 따른 기대수명 격차(6.7년) 역시 전국에서 10위로 하위권에 해당한다. 인근 지자체인 울산과 비교하면 2.4년이나 큰 것으로 나타나 부산의 건강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지역 시·군·구로 보면 기대수명이 가장 긴 곳은 동래구(82.0세)이며 가장 짧은 지역은 동구(79.2세)였다. 부산에서 소득 5분위 간 기대수명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동래구(4.3년)이며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영도구(10년)였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 지역담당자인 부산대병원 김창훈(예방의학과) 교수는 “해운대구는 지역 내에서도 마린시티 등 소위 잘사는 동네와 그렇지 못한 동네가 같이 있어 이에 따른 건강 불평등이 심각하다”며 “반면 사상구의 경우 격차가 작은데 이는 평등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건강수명 자체가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뜻으로 지역별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시민 상대적으로 건강 평등

	부산지역 남성 기대수명의 소득수준 간 격차에 영향을 주는 주요 사망원인에 간질환과 간암 등 알코올 관련 질환이 상위 순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 DB

울산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분야에서 모두 건강 불평등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의 기대수명(80.8세)은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로 낮으나 소득 5분위 간 기대수명 격차 또한 4.3년으로 전국에서 가장 작아 불평등도가 낮았다. 건강수명은 전국 5위로 상위권에 올랐으며 소득 간 격차(10.3년) 또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아 비교적 건강 불평등 지수가 낮았다.

경남은 건강수명이 전국서 가장 짧으나 소득수준 간 건강수명 격차(10.5년)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세 번째로 격차가 작았다. 경남에 속한 22개 시·군·구 중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지역은 양산시(67.1세)이며 가장 낮은 지역은 하동군(61.1세)으로 나타났다. 양산시와 하동군 간의 건강수명 차이는 6.0년이었다. 하동군의 건강수명은 전국 1위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보다 13.7년이나 짧았다. 경남에서 소득수준 간 건강수명 격차가 가장 작은 지역은 김해시와 거제시였다.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사천시로 14.1년이었다.

경남에서 가장 기대수명이 가장 긴 지역은 진주시(81.2세)이며 가장 짧은 지역은 통영시(79.1세)였다. 경남에서 소득 간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창원시 성산구(3.2년)이고 가장 큰 지역은 의령군(10.7년)이었다.

■“취약계층 집중으론 해결 못 해”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참석해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명희 상임연구원은 ‘지방자치시대의 건강 불평등, 무엇을 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광역지자체에 세계건강기구(WHO)의 권고사항인 ▷시민의 일상생활 조건 개선 ▷권력 및 금전, 자원의 불공평 분포 개선 ▷문제 측정 및 조치의 영향 평가 등을 주문했다. 또 건강 불평등 문제의 경우 취약계층만을 대상으로 정책을 시행해서는 안 되며 ‘건강한 공공정책’을 개발해 전반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연구원은 “영국 런던시는 건강 불평등 관련 시 조례를 만들고 치밀한 전략을 세워 각종 프로그램 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