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식약처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일부 고혈압약에 대한 판매 중지와 제품 수거 조치에 나섰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발표한 공지. 식약처.

식약처의 판매중지 및 제품 수거 대상 약품은 모두 219 품목이다. 이들 제품에는 고혈압 약 원료인 ‘발사르탄’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라는 불순물이 포함됐다. 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는 해당 물질을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문제가 된 ‘발사르탄’은 중국에서 생산·가공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일 유럽의약품안전청이 먼저 나서며 주목을 끌었다. 유럽의약품안전청은 중국산 발사르탄이 포함된 고혈압 약을 모두 회수했다. 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포함된 약물을 고혈압 환자가 복용했을 경우 신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를 시작했다.

이에 한국 식약처도 7일 오후 중국산 발사르탄이 포함된 고혈압 약품에 대해 판매 중지 및 제품 회수 조치에 나섰다. 이에 추가 판매에 따른 피해 발생 우려는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토요일 오후 늦게 조치가 발표·시행된 탓에 이미 문제가 된 약품을 처방 받아 복용 중인 이들은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더욱이 한국 식약처는 문제가 된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 이들은 환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고혈압 질병 특성상 꾸준한 약물 복용이 필요한 데서 기인한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발암물질로 작용할 수 있는 탓에 고혈압 환자와 가족들은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 특히 당장 재처방을 받고자 해도 일요일 진료를 보는 병원이 적고, 약물을 대체 처방 받을 수 있는 약국도 찾기 어려워 월요일 오전까지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식약처는 공지하지 않았다. 다만 문제가 된 의약품을 복용하고 부작용 및 이상 징후가 발견될 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처가 판매 중지 및 회수 조치를 시행한 219개 의약품 명단은 식약처 홈페이지(http://www.mfds.go.kr/index.do?mid=675&seq=42732)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