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20억 원이 넘는 연구비 카드를 사적으로 불법 사용한 부산대 산학협력단 소속 30대 연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9일 상습적으로 연구비를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업무상배임·사기 등)로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원 이모(여·37) 씨를 구속했다. 이 씨는 2014년부터 약 4년간 연구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뒤 가짜 입금증과 영수증을 제출하는 수법으로 20억 원대의 연구비를 불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2010년부터 부산대 산학협력단 B 교수 연구실에서 회계 담당으로 일한 이 씨는 교수 명의의 연구비 법인카드를 자신이 사용하는 등 회계 관련 업무를 사실상 혼자 처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씨는 거래처에서 연구 재료를 구매한 것처럼 연구비 카드로 결제하고, 실제로는 결제금액 상당을 현금으로 돌려 받는 수법으로 총 281회에 걸쳐 19억7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미 정산이 끝난 거래명세서나 카드 전표의 날짜 등을 변조한 뒤 연구비를 사용한 것처럼 연구비 관리시스템에 입력해 총 28회에 걸쳐 5억1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연구비 횡령을 이 씨가 단독으로 한 것인지 교수도 개입됐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