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초자치단체 부단체장이 젊은 여직원에게 청사 사무실에서 노래해 보라고 요구하는 등 ‘갑질’ 논란이 일어 인사 조처됐다.

부산진구는 지난 10일 권갑현 부구청장이 부산시로 전입 조처됐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일 부임 이후 권 부구청장이 부서를 순회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젊은 여직원들에게 부적절한 요구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시 교통운영과장에 이어 중구 부구청장을 지낸 권 부구청장은 인사 발령에 따라 지난 1일 부산진구로 부임했다.

부산진구 공무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권 부구청장은 이 과정에서 지난 1일 특정 여직원을 지목해 휴대전화로 함께 셀카를 찍고, 지난 8일에는 부서의 말단 여직원에게 “노래를 잘하느냐. 들어보자”며 노래를 시켰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구 직원은 “당사자가 곤혹스러워하는데도 계속 종용해 해당 여직원이 결국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노래 1절을 불렀다. 옆 부서 여직원에게도 똑같은 요구를 했는데 해당 직원은 끝내 거절했다”며 “이후 직원들 사이에서 대단히 부적절한 갑질이었다는 불만이 팽배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를 두고 부산진구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우리 직장이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됐느냐’는 제목의 권 부구청장을 성토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비난 여론이 일자 권 부구청장은 같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며 “구차한 변명이지만 직원과 서먹함을 없애려 한 의도였다”며 “시에서 근무할 때 함께 업무를 본 직원을 봐 반가운 마음에 사진을 찍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제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는 “면목이 없고 상처받은 직원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권 부구청장은 현재 보직을 받지 못한 채 대기발령 상태다. 시 인사과 관계자는 “사실 관계 파악 등 조사를 거쳐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