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 부시장 국장 등 80여 명
- 사용금액·대상 등 구체적 명시
- 다음달 시청 홈페이지에 게재
- 시 “불투명한 예산 집행 최소화”

경남 양산시가 오는 11일부터 업무추진비 공개를 의무화한다. 지난 시장 선거과정에서 업무추진비의 편법 지출 문제가 불거져 큰 논란이 빚어진 바 있다.

공개 대상은 시장을 비롯해 부시장과 실·국장, 과장, 읍·면·동장 등 시에서 지급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80여 명이 해당된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양산시 업무추진비 공개 및 집행에 관한 규칙을 제정, 오는 11일부터 공포 시행한다. 규정을 마련해 업무추진비 공개를 시행하는 곳은 도내 시·군 중 양산시가 처음이다.

공개 내용에는 사용 일자와 일시, 장소, 집행대상자, 금액 등을 자세하게 표기해 서류만 봐도 바로 알 수 있게 한다. 기존에는 사용 일자와 인원 수만 형식적으로 표기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다. 시는 이러한 집행 내역을 그 다음 달 15일까지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시장의 업무추진비는 일상 감사를 통해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투명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특히 ▷친목회 동우회 동호회 시민단체에 내는 회비 ▷공무원 국외연수 같은 국내외 출장 격려금 ▷국외 연수 등 지방의회 대내외 활동 지원금은 집행할 수 없도록 명문화했다. 또 시장과 부시장의 업무추진비로 부서 격려금 등을 지급할 때 해당 부서장은 서식에 따라 집행내역을 담당과에 제출하도록 해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했다.

시가 이러한 규정을 마련한 것은 업무추진비 집행의 투명성과 함께 불합리한 지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규정이 종전에 없다 보니 업무추진비가 눈먼 돈처럼 여겨져 불필요한 지출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양산시장 선거과정에서 시장 업무추진비 편법 지출 문제가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것도 이러한 방지 규정 미비가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업무추진비 공개를 위한 규칙 제정은 지난 시장선거에서 생긴 논란이 반면교사가 됐다. 여기에는 업무추진비 등 예산의 불법·부당 지출이 더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는 시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양산시 업무추진비는 한 해 기준 시장 7920만 원, 부시장 5610만 원, 국장 1870만 원, 과장 및 읍·면·동장 600만 원 선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이번 규칙 제정을 계기로 불투명한 예산 집행의 관행을 반드시 끊겠다”며 “앞으로 불합리한 행정 관행과 보신주의 등 잘못된 의식도 없애 시민을 위한 공복으로 거듭나도록 과감한 쇄신책을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