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동래읍성 축제서 제외시켜
- 일각 “운영회 전 청장 지지 탓”
- 구 “행사에 변화 준 것뿐” 해명

10여 년간 굳건히 부산 ‘동래읍성 역사 축제’에서 소개된 지역 명물 ‘동래파전’이 올해 돌연 사라진다. 동래의 ‘킬러 콘텐츠’인 동래파전의 갑작스러운 퇴장에 ‘전 구청장’의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제24회 동래읍성 역사축제에서 올해 처음으로 동래파전 공간이 빠진다. 12~14일 열리는 동래읍성 역사 축제는 먹거리 장터, 공연, 연날리기 대회 등이 펼쳐진다. 이 축제에서 대표적인 먹거리는 단연 동래파전. 동래파전 공간은 동래파전연구회에서 2004년부터 매년 운영해왔다. 동래파전의 높은 인기에 공간은 먹거리 장터와 분리돼 설치될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 8월 동래구는 돌연 올해 축제에서 동래파전 공간을 빼기로 동래파전연구회 측에 통보했다. 동래파전연구회 관계자는 “갑자기 올해만 동래파전 공간을 쉬라고 하더라. 체험 행사를 늘린다는 것이 이유인데, 동래파전 공간을 옮기면 되는 문제가 아니냐. 매년 공들여왔던 행사인데 갑자기 빠지라고 하니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의도로 동래파전 공간을 없앤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동래파전연구회가 지난 선거에서 전광우 전 구청장을 지지하면서 현 김우룡 구청장에게 밉보였다. 올해 축제에서 이 단체를 빼기 위해 공간을 없앴다는 얘기가 나돈다”고 말했다. 동래파전연구회는 전업주부로 구성된 일종의 사회봉사단체로 2004년에 발족했다. 동래파전연구회 측도 “갑작스러운 축출에 정치적 의도가 분명히 있다”며 지난달 동래구청을 항의 방문했다.

축제의 히트상품인 동래파전의 축출에 시민도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축제에서 동래파전은 1만5000원에 판매됐는데, 인근 가게보다 5000원가량 저렴해 인기가 높았다. 동래파전연구회 측에 따르면 하루에 파전 400장을 팔아 2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였다. 한승자(여·51) 씨는 “동래 축제에서 명물인 동래파전이 빠진다는 게 말이 되느냐. 팥소 빠진 찐빵 같은 축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장에 동래구 측은 “축제에 변화를 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동래구 관계자는 “장터 주변에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이 많다. 그래서 아이들이 체험을 한 뒤 떡볶이 등 먹거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어린이 먹거리 장터’로 바꾼 것뿐이다”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