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 큰 표준운송원가 산정 방식 등
- 혁신위, 내년 2~7월 검증 작업 착수
- 내년 10월께 혁신안 확정·시행 추진

“연간 1300억 원이 넘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원금 규모를 900억 원대 이하로 조정할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준공영제 중단까지 검토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15일 발표한 ‘대중교통 혁신정책’ 중에서도 준공영제 혁신 부문은 특히 주목받았다. 부산 버스회사들이 시민 세금인 보조금을 빼돌리는 비위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현행 버스행정 체계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국제신문 지난달 13일 자 8면 등 보도)이 일었고, 이에 시가 처음 개선책을 들고나왔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교통혁신위원회’(혁신위)를 꾸려 버스정책 개혁에 나선다. 혁신위는 시민사회단체원과 시민 교통전문가 회계사 등 25명 안팎으로 꾸려진다. 이들은 내년 2~7월 준공영제를 면밀히 검증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맡는다.

혁신위는 오랫동안 논란이 된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적정성’부터 도마에 올려놓고 집중적으로 검증한다. 준공영제가 처음 시행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출된 표준운송원가가 타당했는지 평가하는 게 골자다. 표준운송원가는 부산시가 버스회사에 대당 지원하는 보조금을 뜻한다. 운전기사 인건비와 연료비 등 10여 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그동안 버스회사들은 실제 일하지 않는 직원을 허위로 등재해 세금을 빼돌려 경찰 수사까지 받았다.

또 혁신위는 버스회사가 시민들이 낸 요금으로 벌어들인 수입금이 투명하게 처리됐는지 살핀다. 버스회사와 노선별 수익금 현황을 파악해 시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혁신위가 내년 상반기까지 개선안을 마련하면 시민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다. 내년 10월이면 혁신안이 확정돼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시민이 마련한 혁신안을 위반하는 버스회사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적용된다. 1회 위반 때는 보조금이 전액 지급되지 않으며, 3회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준공영제 시스템에서 퇴출하는 강력한 조처가 시행된다. 오 시장은 “기존 준공영제가 최적의 제도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중단할 수도 있다. 다른 시·도는 물론 외국 사례도 분석하겠다”고 강조해 준공영제 폐지 가능성도 시사했다.

시는 내년 하반기 준공영제 혁신안이 마련되면 ▷운송원가 효율성 제고(버스회사 관리직 분류방식 개선, 버스회사 원가절감 유도 등) ▷연료비 절감(전기버스 지속 보급, 연료비 특례 폐지) ▷버스 감차 등으로 연간 100억 원대 재정이 절감돼 민선 7기 임기 내 400억 원대 버스 관련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