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A구 부구청장이 출근하지도 않은 날 대거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인다.

16일 A구의 설명을 종합하면 B 부구청장은 지난달 1일부터 지난 7일까지 병가와 교육 등을 이유로 모두 11일간 출근하지 않았지만, 이 기간 168만5000원의 업무추진비를 썼다. B 부구청장의 결근일은 ▷11월 1~2일 ▷11월 5일 ▷11월 12~13일 ▷11월 28~30일 ▷12월 5~7일 등이다.

그런데 국제신문이 입수한 B 부구청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용을 보면 지난달 28일 직원 32명에게 한정식을 대접하는 데 51만2000원을 사용했다. 다음 날에는 다른 부서 직원 17명이 면옥에서 19만2000원을, 그다음 날에는 또 다른 부서 직원 28명이 쌈밥집에서 45만9000원을 썼다. 이달 6일에도 쌈밥집에서 직원 23명이 27만 원을 냈고, 다음 날에는 직원 16명이 중식당에서 25만2000원을 긁었다. 이 밥값은 모두 B 부구청장이 출근하지 않은 날 그의 업무추진비 카드로 결제됐다.

이 때문에 연말 업무추진비 잔액을 소진하려고 무리하게 지침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B 부구청장은 업무추진비로 지난 9월 406만6000원, 지난 10월 233만1000원을 집행했지만 출근일수가 많지 않은 지난달에는 오히려 훨씬 많은 809만 원을 썼다.

부구청장이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업무추진비로 밥을 사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격려의 주체인 부구청장이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최소한 직무를 대신할 국장급 간부가 동행해야 한다. 부산 한 지자체 회계 담당자는 “연말에 몰아서 업무추진비를 써 잔액을 ‘0’으로 만드는 건 흔한 일”이라며 “출근하지 않은 날 업무추진비를 쓴 건 집행 목적에 어긋나므로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B 부구청장은 “개인적 이유로 병가 등을 낸 상황에서 이미 약속된 오찬을 취소하기에는 직원들에게 미안했다”면서도 “원칙적인 집행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