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에선 흉기로 위협 난동도
- 응급실 폭행 올 1000건 넘을 듯
병원 응급실을 찾은 일가족이 의료진을 협박하고 폭행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응급실 폭행 사건이 증가하는데도 별다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사상구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를 때리고 욕한 혐의(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로 A(여·26) 씨와 B(32) 씨 부부, B 씨의 아버지 C(61) 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3일 오후 3시께 이 병원 응급실에서 자기 아이를 먼저 치료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양손으로 머리채를 붙잡아 간호사(여·28)를 넘어뜨린 뒤 어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병원 보안직원이 제지하자 책상 위 컴퓨터 3대를 바닥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이를 말리는 또 다른 간호사(여·31)의 옆구리와 배를 발로 찬 혐의도 받는다. B, C 씨 역시 의료진에게 욕을 내뱉고 특히 B 씨는 자기 몸에 새겨진 문신을 보이며 협박까지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부산 경남에서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하는 사건은 종종 일어난다. 경남 진해경찰서는 의료진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한 혐의(특수협박)로 D(49) 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D 씨는 지난 10월 29일 오후 8시께 창원시 진해구 한 병원 응급실에서 당직 의사와 간호사를 때리고, 입원시켜 달라며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5월 26일부터 7차례에 걸쳐 술 취하면 이 병원을 찾아 난동을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2016년 578건에 불과하던 응급실 폭행 건수는 지난해 890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580여 건에 달했고, 연말까지 1000건을 넘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정재범 부산대병원지부장은 “폭행당한 직원은 업무에 복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제도를 개선해 폭행당한 의료진의 치료와 상담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