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정부의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백지화를 관철하고, ‘제3지대’에 동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밝힌 것이다. 시는 새해 3대 핵심 프로젝트 중 첫 번째인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김해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고, 제3지대에 800만 부산 울산 경남 시·도민이 염원하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반드시 짓겠다”고 말했다. ‘백지화’와 ‘제3지대’라는 단어를 오 시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5대 불가론(국제신문 지난달 24일 자 3면 보도)을 내세운 데 이어 ‘일극 체제’라는 표현까지 쓰며 정부를 맹비난했다. 그는 “부울경 800만 주민은 정부의 인천공항 중심 일극 체제로 인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환승 비용을 들여가며 해외로 출국하는 불편을 지속적으로 감내했다”며 “지역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던 국토교통부를 향한 불신이 이미 한계치를 넘어 민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검증이 불가피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제3지대가 가덕도를 의미하느냐”는 취지의 취재진 질문이 빗발치자 “제3지대에 당연히 가덕도도 포함된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과거 가덕도 신공항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부산 혼자만 가덕도를 주장하면서 지역 이기주의로 비쳤기 때문”이라며 “부울경을 넘어 남해안권이 연대해야 한다. 국민 전체를 상대로 홍보와 설득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오 시장의 핵심 참모인 박태수 정책특별보좌관은 “총리실로 신공항 현안 업무가 이관되면 현재의 김해신공항 건설 문제점과 함께 시가 생각하는 동남권 관문공항 안을 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