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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 서면 롯데百~부산시민공원

서면성당 인근 보행로 넓히고 부산진中 구간 더 다듬어야

  • 오광수 기자
  •  |   입력 : 2019-01-03 19:41:03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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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진경찰서 옆 아파트 신축 중
- 공사 종료 후에야 환경개선 기대
- 가로수 옥죄는 작은 보호대 많아
- 생육단계·생태특성 감안 관리를

- 굴다리 주변 장승·산책로 조성
- 나름 신경 쓴 것 같지만 ‘허전’
- 부산시민공원 질곡의 역사 빼곡
- 시민운동으로 명품공원 탈바꿈

첫 순서는 부산의 정중앙 부산진구 일대로 잡았다. 출발 지점은 서면 롯데백화점 부산본점과 롯데호텔부산이다. 이 일대에는 부산상고(지금의 개성고)가 있었고, 부산상고는 6·25전쟁 당시 한동안 스웨덴 야전병원(서전병원)으로 쓰이기도 했다. 부산상고는 1895년 5월 22일 설립된 개성학교로 출발했다. 개성학교는 부산 최초의 근대식 학교다. 롯데호텔부산의 외곽 화단에는 이곳에서 부산상고가 66년간 존속했던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개성고등학교 옛터 비’가 서 있다.
   
부산 부산진구 연지·범전동 일원의 부산시민공원. 일제강점기엔 일본인 경마장으로, 해방 이후 미군 물자보급기지 등으로 쓰이며 100년간 ‘남의 땅’이었다가 2014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김종진 기자
■도심 가로수를 숨 쉬게 하자

서면 롯데호텔부산에서 지하 통로를 지나 부산진경찰서 쪽으로 향한다. 보도블록으로 보행로가 가는 길 좌우로 펼쳐져 있는데, 그다지 좋지는 않다. 게다가 부산진경찰서 바로 옆에서 아파트 신축 공사가 한창이어서 보행 구간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해당 사업이 끝나면 걷기가 훨씬 수월해지고 보행 환경도 좋아지길 바랄 뿐이다.

서면성당 인근 보행 구간은 안쓰러울 정도다. 이참에 ‘숨 쉬는’ 가로수 공공 디자인을 제안하고 싶다. 비좁은 보행 공간에서 부딪히고, 공해에 시달리는 가로수를 보호하려고 보호 덮개와 보호대를 설치하는데, 이게 도리어 가로수에 독이 되기 일쑤다. 상당수 덮개는 흙에 묻혀 단단하게 굳어 있다. 덩치가 커진 나무에 비해 턱없이 작은 보호대는 나무를 옥죄는 경우가 많다. 가로수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보호대 등을 설치하고 생육 단계별로 관리해 가로수와 공존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관련 외국 사례는 차고 넘친다.

이 문제는 과제로 남겨 놓고, 부전로와 서면문화로 교차하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부산시민공원 쪽 굴다리로 향한다. 굴다리 앞에는 ‘서면문화로 고전 입히기’ 입간판이 들어서 있고, 그 오른쪽에는 지하여장군과 천하대장군 장승이 세워져 있다. 이 입간판 왼쪽과 오른쪽으로 산책로를 조성해 놓았는데, 나름대로 신경을 쓴 것 같지만 허전한 구석은 어쩔 도리가 없다.

꽤 넓은 편인 굴다리 내부 보행로를 따라 나와 뒤돌아보면 ‘경부고속철도 수직구 #3 입구’라는 안내판을 볼 수 있다. 이어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 부산진중학교 담벼락을 따라가면 바로 부산시민공원 남1문에 닿게 된다. 이 구간은 좀 더 깔끔하게 다듬으면 어떨까 싶다.

■100년간 ‘남의 땅’이던 공간

   
부산 부산진구 연지·범전동 일원의 부산시민공원은 원래 우리 땅이었으나, 100년간 빼앗긴 땅이었다. 2014년 부산시민공원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농사를 짓던 땅에 일본인 경마장이 들어섰고, 일제가 태평양전쟁을 일으켰을 때는 일본군 병참경비대의 땅이 됐다. 일본이 패망하자 미군 물자보급기지인 캠프 하야리아가 들어섰다.

‘하야리아’는 북미 인디언의 말로 ‘아름다운 초원’이라는 뜻인데, 이와 달리 침략과 전쟁, 해방과 분단으로 점철된 근현대사의 질곡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남의 땅으로, 다시 우리 땅으로 돌아온 것은 부산 시민이 오랜 기간 저항하고 반환 운동을 끈질기게 진행했기에 가능했다.

한때 시민들은 택시를 타고 지금의 부산시민공원 남문 쪽으로 향할 때 ‘구 경마장 입구’로 가자고 했다. 하야리아 부대가 운영되던 당시였는데, 워낙 부대가 차지한 땅이 컸기 때문에 그렇게 특정해서 불렀다. 왜 경마장일까. 일제가 1927년 하야리아 터에 부산 경마 구락부를 설립하고, 1930년 서면 경마장을 개장한 까닭에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 1937년 중일 전쟁 발발 이후 경마장에는 일본군 부대와 훈련소가 들어섰다. 태평양전쟁 때에는 일제의 대륙 침략 발판이 된 철도를 경비하고 군수물자를 보급하는 병참경비대가 주둔했다.

패망한 일본군이 떠나자 이번에는 미군이 주둔했다. 1950년 부산 기지사령부 캠프 하야리아가 설치된 것이다. 그때부터 2006년 부대가 공식으로 폐쇄되기 전까지 이곳은 부대 기반시설은 물론 영화관과 클럽, 초중고, 대형마트까지 모든 것을 갖춘 ‘그들만의 공간’이 됐다.

오광수 기자 걷고싶은부산·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상임이사 inm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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