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요·소음 피해가구 축소 등
- 부울경 검증단 지적 반영 않고
- “미래수요 기준 불확실” 재반박

- 부산시 “강행 기류 알고 있었다”
- 부울경 시장·도지사 내일 입장 발표

국토교통부가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의 격렬한 반발에도 끝내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건설을 강행하기로 해 파문이 인다. 특히 김해신공항 건설 계획에 3개 시·도가 주축이 된 검증단의 지적 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800만 부울경 지역민을 정부가 노골적으로 무시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부산 사상·북구의회, 경남 김해·거제시의회가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추진 중인 김해신공항 건설 철회를 요구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국토부는 김해공항 확장을 골자로 한 김해신공항 기본 계획안의 최종 보고회를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연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최종 보고회가 끝나면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착공 절차를 밟는다. 이후 국토부는 오는 5월 타당성 평가와 기본계획 수립, 고시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절차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2021년 상반기 기본 및 실시설계가 완료되면 같은 해 김해신공항은 정부 계획대로 착공된다.

국제신문이 입수한 국토부 기본계획안을 보면 그동안 부울경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이 지적해온 내용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되레 검증단의 지적 사항을 국토부가 재반박하는 입장만 가득했다. 국토부는 공항 수요를 3800만 명에서 2925만 명으로 축소 예측했다는 지적과 관련해 “최근 항공 여객 증가율이 매우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몇 년간 패턴만으로 장기 수요를 긍정적으로 예측하기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무엇보다 소음 피해 가구를 축소했다는 비판에는 “불확실한 미래 수요(3800만 명)를 근거로 소음 영향을 예측하면 오히려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기존 견해를 고수했다.

더 큰 문제는 부울경이 김해신공항 사업을 전면 반대하는 상황에서 최종 보고회를 국토부 내부에서만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열렸던 중간 보고회는 외부 관계기관에 알려 관련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밀실 보고회인 셈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관련 사항을 협의 중이라 일단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만 최종 보고회를 진행한다. 필요하다면 지자체 관계자가 참석한 최종 보고회를 열 수도 있다”고 한 발 물러섰다.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건설 강행 움직임에 3개 시·도의 시장·도지사는 공동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부울경 검증단은 16일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을 대상으로 보고회를 여는데, 이 자리에서 국토부에 대응하는 공동 입장문을 낸다는 계획이다.

부산시 고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공식적으로 최종 보고회에 대한 공지를 받은 바 없다”면서도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강행 기류는 이미 알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내부 논의 중이다. 부울경 광역단체장이 모인 자리에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김해신공항은 확장성이 없고 소음 문제가 커 사실상 불가능하다. 최종 보고회와 관계없이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