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내년부터 입학정원 축소
- ‘부정입학’ 굴레 둘러쓴 301명
- “아무 잘못 없는 내가 왜…” 충격

부산경상대가 최근 3년 동안 무려 301명을 부정 입학시킨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국제신문 15일 자 1면 보도)되면서 학교는 물론 재학생들이 충격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당장 내년부터 입학 정원을 큰 폭으로 줄여야 하고, 자신도 모른 채 ‘부정입학’이라는 굴레를 쓴 학생들은 입학 취소라는 날벼락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15일 교육부와 부산경상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경상대 재단에 총장을 파면할 것으로 요구하는 한편 관련자 수사를 의뢰했다. 또 부정입학한 학생의 입학을 취소할 것을 통보하고 2020학년도 모집 정지 조치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부산경상대는 내년 신입생 정원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위반 사항에 따라 입학 정원을 감축하도록 하고 있다. 입시공정성을 위반하거나 정보공시를 위반할 경우 각각 정원의 10%를 감축한다. 교육부 감사 결과 드러난 부산경상대의 위반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입학 정원의 대폭 감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경상대는 지난해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돼 이미 입학 정원(1287명)의 7%인 90명을 감축해야 한다. 부산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입학 정원 감축은 대학에 치명적이다. 정원을 10%만 줄여도 대학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입학 취소 위기에 놓인 재학생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힌다. 부산경상대는 2016~2018학년도까지 3년간 301명을 부정입학시켰는데, 이 중 216명은 입학 사정 과정 없이 입학시켰다. 학교는 이 가운데 101명에게는 생활기록부를 아예 받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115명은 생활기록부를 제출했으나 학교는 내신점수 등으로 산정한 학생별 순위를 매기지 않은 채 합격 처리했다. 학교 측은 “입학생 충원이 하루, 이틀 사이에 급박하게 이뤄지다 보니 전산상으로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등재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 행정상의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부정입학한 학생들로서는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이 입학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다. 재학생 A(20) 씨는 “언론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까지 ‘혹시 내가 부정입학자가 아닌가’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의 잘못으로 아무런 잘못도 없는 학생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상대 관계자는 “현재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나 신입생에게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다음 달 14일까지 부산경상대에 이의 제기와 소명의 기회를 준 뒤 행정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확정할 계획이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