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공공전환 예산확보 위해
- 이달 내 정부에 타당성조사 의뢰

경영난에 허덕이다 파산 절차를 밟는 부산 침례병원의 첫 경매가 열렸지만 새로운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침례병원의 공공병원 전환을 추진하는 부산시는 예산 확보를 위해 이달 내로 정부에 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부산지법 경매4계가 17일 오전 10시 침례병원의 첫 경매를 진행했지만 응찰자는 없었다. 최저 매각 가격이 859억 원으로 높게 책정돼 경매 전부터 유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법원도 유찰을 염두에 두고 오는 5월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경매 기일을 잡아 뒀다.

2차 기일은 다음 달 2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최저 매각 가격은 기일마다 20%가 떨어져, 2차 기일 때는 687억7256만 원이 된다. 4차 기일(오는 5월 2일)에는 1차 가격의 절반 수준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경매 절차는 법원이 제출된 입찰의향서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매수인을 1주일 뒤 선정하면 마무리된다.

경매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매수자가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통상 중소형 병원이 최초 가격의 60% 정도에 낙찰되는데, 침례병원 같은 대형병원은 매수 능력이 있는 사람도 극소수라 응찰자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침례병원을 부산시의료원 분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시는 이달 내 행정안전부에 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고, 예산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침례병원의 공공병원화는 오거돈 부산시장의 공약이지만, 취임 후 법원에 구체적 인수계획 등을 제출하지 않아 결국 경매 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민관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는 등 공공의료기관 전환을 끝까지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용역과 심사를 통과하고 보건복지부의 병원 설립 승인까지 받는 데는 14개월가량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