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음터널 설치 계획했으나

- 교통 체증 우려해 건립않기로

- 주민들 “먼지 더 발생시킬 듯”

부산 남구 문현터널 상부 공원화 사업에 대해 인근 주민이 반발하고 있다. 문현터널 인근 소음과 분진 때문에 제기한 민원으로 시작된 사업으로 오히려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남구는 지난달 20일 문현터널 상부 공원화 공사를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남구는 연포교부터 대연동 방향으로 80ｍ 구간을 복개해 그 위에 체육시설 등을 갖춘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문현터널 인근 대연 6동 주민들은 1980년 부산 제1도시고속도로 개통 이후 소음, 분진, 매연에 시달린다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2015년 1월 대연 6동 주민 1182명은 문현터널 부근을 복개하고 그 위에 체육공원을 조성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남구는 문현터널~연포교 구간에 방음터널을 설치하고, 연포교에서 대연동 방향 80ｍ를 복개하는 내용의 사업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남구가 터널방재등급 상향을 막기 위해 애초 계획을 변경하면서 주민은 반발한다. 남구는 상행선 482.6ｍ, 하행선 459.7ｍ인 문현터널에 방음터널이 연결돼 터널 길이가 500ｍ를 초과하면 터널방재등급이 4등급에서 3등급으로 상향된다는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 4등급 터널은 내부에 소화기구만 설치하면 되지만 3등급은 피난대피통로, 비상경보설비, 무선통신보조설비 등 설치해야 한다. 남구 관계자는 “터널 등급이 올라가면 내부에 대피 통로를 만들기 위해 6개월가량 번영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야 한다”며 “예산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번영로 일대 통행량을 고려했을 때 애초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계획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연 6동 주민들은 남구가 애초 사업의 취지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주민 A 씨는 “문현터널 입구 부근은 그대로 뚫어놓고 연포교부터 복개한다면 뚫려 있는 공간으로 소음과 분진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며 “복개가 어렵다면 방음 시설이라도 제대로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구의회 서성부 의원도 “소음과 분진 문제를 줄여달라는 주민 요구로 공원을 조성하면서 오염원을 방치한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남구가 부산시,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현재도 소음과 분진이 허용 기준치 이하이고, 공사가 진행된 후에도 뚫려 있는 부분이 길지 않아 현재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류민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