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대학서 강의…부산 알릴 것”

29살, 청운의 꿈을 안고 1989년 부산시에 들어왔던 공무원이 31년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새 꿈을 찾아 떠난다. 주인공은 부산 최대 부촌이자 첨단산업단지로 자리 잡은 해운대 센텀시티를 시작으로 문현 금융중심지 등 지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설계했던 정현민(58·사진) 부산시 행정부시장.

정 부시장은 지난해 8월 임명돼 5개월가량 민선 7기 초대 행정부시장을 맡았다. 부산진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행정고시(30회)에 합격한 뒤 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센텀시티개발담당관, 기획혁신담당관, 미래전략본부장, 기획재정관, 일자리산업실장 등을 거쳐 2015년부터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정책관 등을 지내고 균형발전위원회에서 근무했다.

그는 “시민과 시를 위해 청춘을 바쳤고, 자랑스러운 시의 공무원으로 부산 발전에 밀알이라도 됐다는 데 무한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낀다”며 시원섭섭한 소회를 피력했다.

“이제 버킷리스트의 꿈을 찾아 떠난다”고 선언한 정 부시장은 세계적 항만도시인 중국 저장성 닝보의 닝보대학에서 강의한다. 그는 “염일방일(拈一放一), 인생 후반기를 맞아 마음속 열망과 꿈을 추구하려면 어쩔 수 없이 현재 자기가 가진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아직 걸을 수 있을 때 가고 싶은 곳에 가고, 공부할 의욕이 남았을 때 알고 싶은 것을 공부하고, 가슴에 열정이 있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소 부산 발전을 세계적 큰 변화 속에서 생각하며 정책을 구상했고, 중국 도시와 부산이 실질적이고 구체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여겼다”며 “중국 도시를 공부하면서 부산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부시장은 “부산 발전의 대업을 동료 후배에게 맡긴 채 떠나는 마음이 무겁지만 조직 내외의 모든 인재가 대승적으로 단결해 오직 앞만 보고 힘차게 나가길 기원한다”며 “앞으로 어디에서든 한결같이 부산을 사랑하고 부산 발전을 위해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시장의 명예 퇴임식은 24일 오후 5시 시청 1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