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기소 독점권을 견제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검찰시민위원회가 확대 운영된다.

부산고검은 항고 및 송무 사건 심사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검찰시민심사위원회를 최근 출범했다고 28일 밝혔다. 위원회는 기존 검찰시민위원회와 항고심사회를 통합 운영하라는 대검찰청의 방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검찰은 여러 사건을 시민 눈높이에 맞춰 심의하려고 교수, 변리사,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과 연령대의 시민 41명을 선발했다.

위원회 심사 대상은 고검 검사가 배당받은 항고사건 중 재기 수사 여부를 판단하기 모호한 사건들이다. 항고사건은 고소인이 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검에 재심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고검은 또 검사에게 추가 조사를 하라는 재기 수사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때 시민 의견을 더욱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최근 다른 사람의 반려견을 발로 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입힌 A 씨를 부산지검이 무혐의 처분한 데 대해 “반려견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없어 상해로 인정할 수 있다”며 수사 재기 의견을 전달했다. 검찰은 이를 존중해 해당 사건을 보완수사하고 A 씨를 약식기소했다.

앞서 2016년 5월부터 운영된 부산고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지난 3년간 81차례 회의를 열고 총 171건의 항고사건을 검토해 검찰 결정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고검 관계자는 “지난해 재기 수사를 명령한 사건 중 기소된 사건이 54.2%에 달한 데는 시민위원회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