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검찰총장, 사태수습 위해

- 해외순방 일정 줄여 내일 귀국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수사권 조정 법안이 지정된 것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국제신문 2일 자 4면 보도)하자 경찰이 이를 다시 반박해 검경이 정면충돌했다.

경찰청은 2일 입장 자료를 내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검사의 경찰 수사에 대한 중립적이고 객관적 통제 방안을 강화했다”며 “경찰의 수사 진행 단계 및 종결 사건(송치 및 불송치 모두)에 대해 촘촘한 통제 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사권 조정 법안은 경찰에 대한 검찰의 영장 관련 보완 수사 요구권과 직무 배제 및 징계 요구권을 포함하고 있다. 검찰 송치 후에도 보완 수사 요구 등이 가능해 경찰 수사에 대해 충분한 통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청은 이어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하면 사건 관계인에게 이를 통보하고, 사건 관계인이 이의를 신청하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게 돼 경찰 임의대로 수사를 종결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또 “무엇보다 현재 수사권 조정안은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검사는 영장 청구를 통해 언제든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는 만큼 경찰 수사권의 비대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외 순방 중인 문 총장은 전날 대검찰청 대변인실을 통해 “현재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는 견해를 밝혔었다. 그는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 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경찰에)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문 총장은 자신의 공개 비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사태 수습을 위해 남은 순방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4일 조기 귀국할 예정이다. 범죄인 인도 조약 및 형사사법 공조를 위해 에콰도르 대검찰청을 방문하기로 했던 문 총장은 애초 오는 9일 귀국할 계획이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