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범죄가 우려되는 조현병 환자의 현황을 파악하도록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 하지만 각 경찰서는 전문성과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현실에 맞지 않는 조처라며 반발한다.

경찰청은 최근 각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에 112상황실에 반복적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조현병 환자의 현황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2일 밝혔다. 조사는 각 경찰서 112상황실, 생활안전과, 지구대 및 파출소가 신고 내용을 토대로 반복 신고 대상자를 추려내면, 2차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범죄 가능성이 있는 조현병 환자를 파악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112 신고 시스템 자체가 신고자 중심으로 돼 있다 보니, 112에 접수된 자료만으로 신고 대상자의 신원이나 구체적인 행위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112 신고 내용만으로 신고 대상자가 조현병 환자인지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해 1차 조사 과정에서 외부 전문가가 배제되기 때문이다. 보다 정밀한 파악을 위해서는 경찰이 범죄가 우려되는 조현병 의심자의 의료급여 내역을 파악해야 하지만, 이 역시 영장이 필요하다.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결국 일선 경찰관들이 마을 곳곳을 돌며 탐문 조사해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인력 충원이 없는 상황에서 업무가 과중될 수 있다.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선 경찰서의 불만이 나오자 경찰청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선 경찰서의 어려움은 충분히 안다. 조사 과정에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