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25명 부당 승진 의혹도

부산지역 공기업의 인사·채용 비리가 또 불거졌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강요 등 혐의로 지역 공기업 이사장 A 씨와 전 이사장 B 씨를 불구속 입건해 사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9일 밝혔다.

A 씨와 B 씨는 2014, 2015년 인사 담당자에게 규정에 어긋난 인사·채용 업무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공기업은 2014년 9월 3급 체육시설팀장을 채용하면서 ‘공무원 6급 이상 경력’ 또는 ‘10년 이상 채용 예정 분야 경력’을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전형 결과 부산 한 기초지자체 7급 공무원 출신 C 씨가 선발됐다. C 씨는 과거 뇌물 사건에 연루돼 해임된 이후 기업체 협의회 등 간부로 10년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채용 과정에서 인사 담당자가 C 씨에게 결격 사유가 있다고 문제 제기하자, 당시 이사장이었던 B 씨는 “사회 경력을 반영하라”며 서류전형 통과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면접전형에서 당시 본부장이었던 A 씨를 포함한 면접위원 5명 모두가 C 씨에게 90점 이상의 최고 점수를 줬다.

경찰은 또 2015년 8월 승진 인사 때 의결 정족수에 미달하는 인사위원회가 강행됐는데, 여기에 A 씨가 연루된 것으로 본다. 내부 규정상 인사위가 열리려면 전체 위원 5명 중 3분의 2(4명)가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3명만 참여한 채 인사위가 열려 현 본부장을 포함한 직원 25명이 승진됐다.

이에 대해 A 씨는 “인사위 성원 기준을 3분의 2가 아닌 과반수로 착각했다”고 해명했다. B 씨는 “부정 채용을 지시하거나 인사에 압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