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할인점 이마트가 ‘셀프 계산대’ 도입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자 인력 감축을 우려한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마트지부(이하 이마트 노조)는 18일 오전 부산 남구 이마트 문현점 앞에서 ‘셀프 계산대 확대 관련 인력 축소 반대 선전전’을 갖는다고 17일 밝혔다. 이마트 노조는 앞서 지난 13일 이마트 서울 창동점에 셀프 계산대 16대가 설치되자 이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에 있는 6개의 이마트 지점 가운데 3개 지점에서 10여 대의 셀프 계산대가 가동되고 있다.

이마트 노조 측은 이마트가 1호점인 서울 창동점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셀프 계산대를 확대하면 6개월 등 단기 아르바이트의 재고용이 축소되고, 기존 계산대 직원은 타 부서로 발령이 나는 등 고용 불안에 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존 계산대 직원들이 심각한 고용 불안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지난달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계산대에서 일하는 직원 474명 중 84%가 셀프 계산대 도입으로 “타 부서로 발령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3.6%는 타 부서 발령과 관련한 면담을 이미 했거나 동료의 면담 장면을 봤다고 응답했다. 이마트 노조 관계자는 “셀프 계산대가 확산하면서 6개월 단위의 단기 계약직 직원의 재고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기존 정직원 역시 부서 이동 등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 측은 셀프 계산대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방침이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셀프 계산대 설치는 1인 가구와 대면 접촉이 없는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는 등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 편의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무인 계산대의 확대가 재계약 불가, 인원 감축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노조 측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면서 “인력 재배치의 경우 기업의 통상적인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구조조정과는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