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치 조정 등 환경 정비 진행
- 시민사회, 동백나무 기증 운동
- 정상부 히말라야 시다도 교체

외래 수목과 동백나무 병충해로 시름 해온 부산 해운대구 동백공원을 살리려고 민과 관, 기업이 팔을 걷어붙였다.

부산시와 해운대구, 부산은행이 공동으로 동백공원 식수 환경을 바꾸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시는 최근 부산은행이 동백공원에 심을 동백나무 10억 원 치를 기부하겠다고 제안해 이번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는 지난달 말 변성완 행정부시장이 주재하는 공유재산심의회를 열어 부산은행의 수목 기부를 받아 동백공원 개선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공식 명칭은 ‘동백공원 동백 상징 숲 조성 사업’이다. 앞으로 수종과 식재 위치 등을 검토하는 부산은행 측 실시설계는 물론 시와 해운대구가 참여하는 자문회의를 거쳐 종합계획이 마련된다. 현재 부산은행은 실시설계와 공사를 맡을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이 과정이 끝나는 대로 다음 달 초까지 적절한 식재를 위해 기본설계 용역을 진행한다.

세 기관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동백공원에 적합한 동백나무 수종을 선정하고, 공원 내 나무 생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수목 위치를 조정한다. 오는 9월 식재가 시작되면 11월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정비 사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시와 해운대구는 시민과 관광객이 동백공원 초입에 들어설 때부터 동백나무가 상징수라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식수 환경을 바꾸기로 했다. 또 동백꽃이 활짝 피는 시기에 별도 포토존을 마련해 시민과 관광객이 동백나무 정취를 즐기게 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동백공원 식수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 한·아세안정상회의 개최 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측은 “동백 상징 숲이 부산의 대표적 생태공원이 되도록 이번 사업 이후에도 계속 돕겠다”고 약속했다.

해운대구도 동백공원 정상부 최치원 동상 주변에 보호수로 심긴 ‘히말라야 시다’를 제거하고, 대신 동백나무를 심기로 했다.

해운대구는 특히 오는 8월부터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동백나무 기증 운동을 시작한다. 이미 마린시티경제인연합회 등 지역 시민단체가 동백나무 기증 의사를 밝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시민사회의 자발적 동백나무 기증이 동백 상징 숲을 조성하는 사업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