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9월 전국 첫 시범 운영
- 교통 사망자도 6.6 → 5명 줄어
- 홍보·계도장 발송이 정착 도와
- 확대 시행때도 충분한 적응 필요

그동안 부산시 교통정책 중심은 보행자가 아닌 자동차였다. 그런 까닭에 시와 경찰은 차량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주행하는 데 신경 썼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 ‘안전속도 5030’이 시내 전역으로 확대 시행되면서 교통정책 중심이 자동차에서 보행자로 이동한다. 시와 경찰은 2017년 영도구에서 안전속도 5030을 시범 운용한 결과를 토대로 이번에도 큰 효과를 기대한다.

	2017년 ‘안전속도 5030’을 시범 시행한 영도구 내 도로. 보·차도가 분리된 왕복 2차로(왼쪽)은 시속 50㎞,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제한 속도가 하향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안전속도 5030 효과 확인

안전속도 5030의 핵심은 차량 속도를 낮추는 것이다. 보도와 차로가 분리된 왕복 2차로 이상 주요 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30㎞ 이하로 주행 허용 속도가 낮아진다. 시와 경찰은 오는 10월 시 전체 도로에서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하기 전 2017년 9월 전국 처음으로 영도구에서 효과를 시험했다.

영도구에서 나타난 효과는 시범 운용 1년 뒤 각종 지표에서 확인됐다. 안전속도 5030을 도입하기 5년 전 영도구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연평균 6.6명이었지만, 정책을 시행한 1년간 사망자 수는 5명(24.2%)으로 줄었다. 보행 사망자 수도 연간 4.8명에서 3명(37.5%)으로 감소했다.

■운전자 적응에 시간 필요

영도구에서 안전속도 5030을 도입해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줄이는 효과를 냈지만, 운전자가 바뀐 제한속도에 적응하기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안전속도 5030 도입 한 달 뒤인 2017년 9월 과속으로 적발된 차량은 하루 평균 75.7대로, 시행 전 5.4대와 비교해 14배가량 증가했다. 당시 경찰은 과속 차량 증가 원인을 운전습관 영향으로 분석했다. 이에 혼란을 줄이고 제도를 정착하려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신 홍보·계도에 집중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책 시행 이듬해부터 운전자가 바뀐 제한속도에 적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오는 10월 시 전역으로 안전속도 5030을 확대 시행하면 3개월간 홍보·계도에 집중해 제도가 빨리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 꼭 필요한 정책”

교통 전문가는 안전속도 5030이 부산에 꼭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상은 교수는 “부산은 도로가 계획에 따라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낮춰 교통사고와 사망자 수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일부 운전자는 도심 도로에서 차량 통행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경찰은 큰 문제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실증 조사한 결과 제한속도를 낮춰도, 소요 시간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