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상구조대, 어군탐지기로 탐색
- 식별 어렵고 녹조까지 시야 가려
- 처리 책임 놓고 당국은 떠넘기기

낙동강 부산 구간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고속도로 공사 중 발생한 각종 건설 폐기물이 물속에 버려져 수중 구조활동을 방해하고 구조대원의 생명마저 위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조대는 대책 마련을 호소하지만, 관계 기관은 “정확한 자료가 없다”며 방관하고 있다.

낙동강 수상구조대가 물속 지형을 살피는 데 사용하는 어군 탐지기. 그러나 이 탐지기로는 건설 폐기물이 정확히 식별되지 않는다.

부산소방재난본부 낙동강 수상구조대는 안전사고를 예방하려고 매주 3, 4차례에 걸쳐 어군탐지기 등을 동원해 강바닥 지형지물을 탐색한다고 18일 밝혔다. 수상구조대가 낙동강 본류와 지류 약 40㎞ 구간 가운데 특별히 조심하는 곳은 다리와 고속도로 아래 수중이다. 다리·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버려진 날카롭고 뾰족한 철근과 콘크리트 구조물이 물속에 방치된 탓이다.

수상구조대 관계자는 “잠수하다가 철근 등에 찔리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어군탐지기로 탐색하지만, 정확히 식별되지 않는다”며 “여름철 물에 들어가면 녹조로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아 손으로 더듬으며 건설 폐기물을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상구조대는 낙동강 여러 다리와 고속도로 중 구포대교 아래에 건설 폐기물이 특히 많다고 지적한다. 허성은 수상구조대장은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빠르게 시민을 구하고 동시에 구조대원의 소중한 생명도 지키려면 낙동강 수중 건설 폐기물을 치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 안전과 수상구조대원 생명이 위협받지만, 관계 기관은 심각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인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낙동강 본류 등에 대한 준설은 부산국토관리청 소관 업무다. 건설 폐기물 처리를 위해 본부 차원의 대책은 없다”고 책임을 넘겼다.

부산국토관리청 역시 건설 폐기물의 구체적 양을 알 수 없어 관련 예산을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가 예산을 사용하려면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한다. 현재 관련 자료도 없는데 예산을 투입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산국토관리청은 그동안 낙동강 속 건설 폐기물 현황을 확인하는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부산시의회 박성윤 도시안전위원장은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 관계 기관 모두 소극적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부산국토관리청이 계속 외면한다면, 시라도 나서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