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 학생부·수능 위주로 단순화

- 동아리 소논문 활동 적으면 안돼

- 교내 수상경력 최대 6건만 기재

교육부가 28일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이르면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16개 대학이 모집 신입생의 40%를 수능 위주인 정시로 선발할 것으로 보인다. 부모의 배경과 사교육 영향을 강하다는 비판을 받는 수시 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비교과 영역 반영을 2024학년도부터 사실상 폐지한다.

■ 이르면 2022학년도 정시 40% 이상

교육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소재 주요 16개 대학에 2023학년도까지 정시모집 비율을 40%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고교 단계에서 준비하기 어려운 논술위주전형과 특기자전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법으로 정시 비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대입 전형은 학생부위주와 수능위주 전형으로 단순화된다.

정시 확대 대상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서울 소재 16개 대학이다.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위주전형 모집인원이 전체의 45% 이상인 대학을 정시 확대 권고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대학은 2021학년도에 정원의 29%인 1만4787명을 정시로 선발할 계획이다. 정시 비율을 40%로 확대하면 이보다 5625명 많은 2만412명으로 늘어난다. 수시모집에서 충원하지 못하면 정원이 정시로 이월되므로 이까지 고려하면 정시 비율은 높게는 50%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2022학년도에 조기 달성한다는 계획이어서 현재 고1이 대입을 치르는 2022학년도에 정시가 40%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시 비율을 확대하느냐는 대학 자율이지만, 교육부는 정시 확대를 ‘고교교육 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할 방침이어서 대학 대부분이 교육부 권고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업은 입학 전형을 단순화하고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학별로 10억 원 안팎을 지원하는데 이 예산은 주로 입학사정관 인건비로 쓰인다. 정부가 재정을 무기로 정시를 확대하도록 사실상 강제한 것이다. 대학은 재정 지원에 목을 매는 상황이므로 16개 대학 외 다른 학교도 정시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2024학년도부터 학종 자소서 폐지

이와 함께 교육부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대입에 반영되는 비교과 영역을 점차 줄이고, 2024학년도부터는 정규교육과정 외의 모든 비교과 활동을 대입 전형자료로 쓰지 않기로 했다. 2024학년도부터는 수상 경력, 개인 봉사활동 실적, 자율 동아리, 독서 등 활동을 대입에 반영하지 않는다. 또 이때부터 자기소개서도 폐지한다. 교사추천서는 지난해 발표한 대로 2022학년도부터 모든 전형에서 사라진다.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의 능력이나 성취보다는 부모의 배경, 사교육 등 외부 요인이 당락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여론을 반영한 조처다.

여러 평가 요소를 없애는 대신 학생부종합전형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여러 방안을 도입한다. 학생부종합전형 평가 기준을 사전에 알고 입시를 준비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평가 기준 표준 양식을 개발해 제공하기로 했다. 대학은 모집요강에 평가 기준을 공개해야 한다. 또 ‘고교 후광효과’를 차단하려고 현재는 면접 단계에서만 제외하는 출신고교 정보를 서류평가 단계에서부터 삭제하기로 했다. 또 고교가 대학에 학생 개인 수상 실적, 해당 고교의 진학 실적 등을 제공하는 통로가 된 ‘고교 프로파일’도 폐지한다.

2022학년도와 2023학년도에는 학생부 기재항목이 조금씩 줄어든다. 학생부 ‘교과활동’에서는 방과후학교 수강 및 활동 내용이 빠지고, ‘종합의견’ 기재 분량은 연간 1000자에서 500자로 줄인다. 비교과 활동 영역인 이른바 ‘자동봉진’(자율·동아리·봉사·진로활동) 기재도 조금씩 축소된다. 자율활동은 기재분량이 연 1000자에서 500자로 줄고, 동아리활동은 자율동아리활동의 경우 1년에 1개씩 30자만 기록이 가능하다. 

청소년단체활동은 단체명만 적고, 동아리에서 한 소논문 활동을 적지 못한다. 봉사활동은 교내외 봉사실적만 남기고 특기사항은 적지 못하며, 진로활동은 분량이 연간 1000자에서 700자로 준다. 진로 희망분야는 학생부에는 적을 수 있지만 대입 때는 제출하지 않는다. 교내 수상 경력은 학기당 1건, 최대 6건만 기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