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남·주남 등 인근마을로 확산

경남 양산시 웅상지역 동부마을이 이색 단속을 통해 쓰레기 무단 투기량을 종전보다 절반 가량 줄여 화제가 되고 있다.

경남 양산시 동부마을에서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자들과 단속반이 함께 쓰레기를 줍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8시께 삼호동 동부2마을 주택가. 이건호 통장을 비롯한 단속반이 주민 여러 명과 함께 마을을 순회하며 쓰레기를 주워 큰 종량제 봉투에 넣고 있었다. 봉투안에는 페트병과 비닐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했다.

이들은 마을 골목길은 물론 큰 도로가에도 나가 곳곳 쓰레기를 주웠다. 일부 주택가 골목에는 음식물 찌꺼기 담긴 검은 봉투가 버려져 있었다. 이들은 이런 쓰레기를 모두 주워 깨끗하게 치웠다. 단속에 동행한 주민은 쓰레기 무단 투기로 적발된 마을 주민이다.

양산시 웅상출장소는 이들에게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대신 5만 원 상당의 종량제 봉투를 구입하도록 해 쓰레기 줍기를 체험하도록 단속방식을 바꿨다. 일과 후 1시간 가량 가량 마을을 돌며 쓰레기를 줍고 쓰레기 적정 처리를 교육하는 방식이다.

웅상출장소는 지난 10월부터 지금까지 동부 5개 마을 120여 명의 무단 투기자를 대상으로 이러한 단속방법을 적용했다. 그러자 동부마을의 쓰레기 무단 투기량이 종전 한 달 14ｔ에서 지금은 7ｔ으로 절반 가량으로 크게 주는 등 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자 인근 소남, 주남, 소주, 주진, 진등 등 5개 마을에서도 이 단속방식을 채택하는 등 다른 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건호 통장은 “현장체험을 통해 쓰레기 무단 투기의 심각성을 직시하게 되고, 단속에 적발된 사실이 공개되면서 창피함을 느끼자 적발자는 더는 무단투기를 않게 됐다. 이러한 단속방식이 알려지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워 무단투기가 크게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체험에 참여한 한 외국인 노동자는 “종량제 봉투 구입부터 수거까지 직접 체험해보니 무단투기가 얼마나 좋지 않은지 알 수 있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는 과태료가 큰 부담인데 경비 절감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주원회 웅상출장소장은 “동부마을은 원룸이 밀집한 데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아 쓰레기 무단투기가 만연했는데 현장체험 단속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