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체험원 등 12개 시설 대신
- 50억 치유의숲으로 대체될 판

부산에 유치될 것으로 전망됐던 국립산림복지단지 조성 사업이 사실상 무산 위기에 놓였다. 부산시는 대규모 산림단지 조성으로 서부산 대개조에 나서려 했지만 사업이 당초 계획의 7분의 1 수준인 50억 원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여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산림청은 부산을 포함, 전국 4개 지자체가 유치를 신청한 350억 원 규모의 국립산림복지단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설계비 3억 원이 내년도 국가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해당 사업이 산림청의 기존 산림 복지 사업과 변별력이 없다고 판단해 설계비를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달 중 국립산림복지단지 건립 대상지를 정한 뒤 2021년 단지 조성에 나서려던 산림청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실제 산림청은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무산된 것은 아니지만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국립산림복지단지 사업은 다양한 연령층이 오랫동안 머물면서 산림을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산림청은 치유의 숲을 포함해 숙박시설, 유아숲체험원 등 12개 산림 복지 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 산림 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대상지를 공모했다. 시는 ‘도심형 산림복지 단지’라는 주제와 함께 시유림 부지가 90%에 달하는 엄광·구덕·승학산 500만 ㎡ 일대를 후보 부지로 내세웠다. 시유림 비율이 높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에서 부산은 유치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시는 울상이다. 무엇보다 오거돈 시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서부산 대개조 핵심 사업으로 산림복지단지 유치를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다만 기재부와 산림청이 국립산림복지단지 대신 부산 승학산에 50억 원 규모의 ‘치유의숲’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재검토하는 데 위안을 얻는다. 실제 ‘승학산 치유의숲’ 총사업비 50억 원 중 15억 원은 내년도 예산에 포함됐다. 산림청이 직접 조성하는 ‘치유의숲’은 이용 대상이 노인 등으로 한정되고, 규모도 작다. 시 관계자는 “산림청이 주관하는 사업이어서 후보지인 부산시가 입장을 밝히기에는 애매하다”고 말을 아끼면서 “산림청이 해당 사업을 진행하는 한 계속 유치 사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