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공·설계사 선정 및 분양까지

- 주택보증공사서 사업비 지원해
- 市 “비전문가 도움 주려 상담도”

집주인이 사업 시행자가 돼 직접 정비사업을 벌이는 자율주택 정비사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건축기준 완화, 사업비 저리 대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사업의 큰 매력으로 꼽힌다.

부산시는 9곳에서 자율주택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3일 밝혔다. 이 사업은 단독·다세대 주택에 사는 2인 이상 주민이 합의체를 구성하면 조합 설립 없이 자율적으로 정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8년 초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사업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사업자인 집주인이 정비 형태와 규모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인기를 얻는다. 게다가 인접한 주택의 벽을 붙여서 ‘맞벽 건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저층 주책을 새로 지을 경우 이웃 간 공동건축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사업대상은 지은 지 30년 이상의 노후주택으로, 주차장 면적 등 건축기준이 완화된다. 또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연 1.5% 이율로 사업비의 50~70%를 지원한다. 사업비에는 토지비, 시공·설계비, 건축비가 모두 포함된다. 상환기간은 최대 5년이어서 건축물 준공과 분양을 완료한 뒤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산에서 4곳(중구 동래구 사상구 남구 각 1곳)은 주민협의체 구성 단계, 3곳(사하구 1곳, 동구 2곳)은 사업인가, 2곳(동구, 사하구 각 1곳)은 착공단계다. 그 중에서도 지난해 11월 착공해 가장 사업 속도가 빠른 사하구 사업장은 대지면적 337㎡ 노후주택 2곳을 허물고 12세대 빌라(지상 5층, 연면적 560㎡)를 지을 예정이다.

이 중 2세대에는 사업시행자인 집주인이 살고 나머지는 분양해 수익을 얻어 사업비로 충당하게 된다. 만약 사업 추진 단계에서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과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면 완공 뒤 남는 세대는 LH 등이 매입해 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을 하려면 건축 비전문가인 집주인이 사업 시행부터 시공·설계사 선정, 분양까지 모두 맡아야 하는 점이 다소 부담이다. 사업성 분석 역시 스스로 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땅은 있지만 사업비 부족 등으로 정비는 하기 어려웠던 노후불량건축물 소유자에겐 좋은 기회”라며 “추진 과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달 한 차례 시청에서 건축사와 공무원이 참여하는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