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름 철새’로 분류되는 제비가 한겨울 낙동강 하구에서 발견됐다. 최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  |
| 지난 12일 낙동강 염막둔치 인근에서 발견된 제비. 습지와새들의친구 제공 |
부산지역 환경단체인 ‘습지와새들의친구’(습새)는 지난 12일 오후 3시30분께 낙동강 하구 염막둔치 인근에서 제비 두 마리를 목격했다고 14일 밝혔다. 습새 측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제비는 낙동강 수면을 스치며 날아다닌다. 겨울을 나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 제비가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습새 박중록 대표는 “당시 오후 4시45분께까지 1시간이 넘도록 먹이활동을 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날벌레가 깨어나고, 그에 따라 바다를 건너온 제비가 적극적으로 먹이활동을 했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제비는 일반적으로 3~10월 한국에서 관측된다. 한겨울에 한반도에서 제비가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제비는 우리나라가 겨울일 때는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서식하다 봄이 되면서 우리나라와 북한, 중국 북부지역으로 서식지를 옮기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가 원인일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1월 평균 기온은 6.2도였다. 평년기온인 3.5도보다 2.7도나 높은 것이다. 특히 지난 7일에는 부산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17.7도를 기록해 기상관측 이후 해당일 기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낙동강에코센터 이원호 박사는 “최근 겨울이 따뜻해지다 보니 과거 부산에서 자주 보이던 붉은부리갈매기의 서식지가 경북지역으로까지 넓어지는 현상도 벌어진다”며 “다만 길을 잃은 제비가 이른 시기에 한반도에서 발견된 사례도 드물게 보고돼 길을 잃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